“자식 셋 낳고 부모 모시고 사는집이 이렇게 많다고?”…70점대 쏟아진 ‘로또청약’ 논란
조부모까지 뭉쳐야 당첨 가능
3~4인가족 “가점제로는 요원”
모집공고일 기준 주택유무 관건
부양가족 늘리려 위장전입도
시대 맞게 가점제 개편 필요
래미안 원펜타스 대부분 평형의 최저점이 74~77점이었고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도 나왔다. 84점은 통장 가입 기간·무주택 기간 만점을 채우면서 부양가족이 6명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4인 가족최대 점수는 69점이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양가족이 청약의 당락을 가르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약 가점제에서 부양가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서 대가족일수록 절대 유리하다.
내 집 마련을 기다려온 3~4인 가족은 “부모님을 (등본에)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위장전입’ 유혹을 참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요즘 시대에 맞게 가점제 방식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 청약은 3대가 함께 준비해야 당첨된다”고 말했다.
직계존속이 청약 가점에서 부양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청약 신청자와 3년 이상 같은 등본에 올라와야 한다. 유주택자인 부모는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부모가 무주택자여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된다. 다만 이는 모집공고일 기준이다. 즉 부모가 주택이 있더라도 모집공고일 이전 주택을 처분해 무주택 상태면 괜찮다. 청약 신청자와 같은 등본에 있는 부모가 유주택자였던 것도 신청자의 무주택 기간에 영향을 안미친다. 무주택 기간 산정 때는 신청자와 배우자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투기과열지구에서 1순위가 되려면 세대주여야 하는데, 세대주는 모집공고일 기준 적용된다. 부모가 세대주인 집에서 성인 자녀가 함께 살다가, 청약 모집공고일 이전에 자녀로 세대주를 변경해도 된다는 얘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유주택자인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모집공고일 이전 부모님 주택을 처분하고 자녀로 세대주를 바꿔서 청약 신청하는 것은 고가점을 얻는 고전적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부양가족이 가점제에서 절대적이다 보니 실제 거주하지 않는데 거주한 것처럼 속이는 ‘위장전입’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부모와 거주했다는 사실은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만 입증되면 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수사기관이 아니다. 청약 신청 단계에서 서류를 확인하고, 의심되는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뿐”이라고 했다.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부양가족을 부풀리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주택청약 및 공급실태 점검’에 따르면, 부정청약 중 가장 많은 유형이 위장전입(143건)이었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할 때도 거주 여부가 중요하다. ‘실제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대원 전부가 거주해야하는 게 원칙이지만 세무업계 관계자는 “세대 분리를 할 수도 있고, 질병·진학·취업 등 사유로 세대원 일부가 거주하지 않는 것도 인정된다”라고 했다.
부양가족 중심 가점제는 핵가족 형태가 보편화된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 전국 가구의 평균 가구원수는 1970년대 5.2명에서 2023년 2.2명으로 줄었다. 저출산과 핵가족화로 3~4인 가구가 보편적 가족 형태가 됐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부모님 모시고 자녀를 여럿 두던 시절에야 부양가족 많은 서민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취지가 이해되지만, 요즘 5~6인 가족이 당첨되는 현실은 위장전입 등 편법과 불법을 부추길수 밖에 없다”며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사회적 배려 대상들을 세분화해서 각 특성에 맞는 주택 공급 규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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