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전투기 소리 귀 옆에서 들리듯…AI로 음향 기능 강화한 `사운드바 블랙2` 써보니
'빔포밍 서라운드' 기술 적용
'대화 향상' 기능, 말소리 뚜렷
헤드셋 끼면 음향 입체감 향상
"토마호크 적 활주로 타격까지 30초. 레이더에 적기 두 대 포착 한 개 편대."
"우리가 먼저 가야 해, 속도 높인다."
대위 매버릭으로 분한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메버릭'의 한 장면. 공격 편대가 출발하기 전 가상 적국의 비행장과 저장고 등을 타격하기 위해 수십 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아슬아슬 곡예를 펼치듯 전투기 비행 장면이 실감나게 펼쳐졌다. 거대한 폭풍처럼 몰아붙이는 전투기가 화면 멀리서부터 다가오자 소음이 입체감 있게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인공지능(AI)으로 음향 기능을 강화한 LG유플러스의 사운드바 기반 셋톱박스 '사운드바 블랙2'를 통해서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도화동 LG유플러스 공덕역점에는 대형 매장 한켠에 IPTV와 사운드바 블랙2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지난 2021년 첫 선을 보인 사운드바 블랙은 '돌비 래버러토리스'의 HDR 영상 기술 '돌비 비전'과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동시에 지원한다. 사운드바 블랙2는 전작보다 가로 폭을 20% 이상 줄인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AI를 적용한 음향은 어떨까. 오디오 설정에서 '우리집 맞춤 음향 설정'으로 들어가 사운드바가 공간을 인식할 때까지 20여초간 기다렸다. 사운드바가 TV가 설치된 공간을 인식, 분석해 공간에 최적화한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위치를 옮기면 공간의 크기와 벽의 재질 등을 분석해 최적의 소리를 들려준다.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 음향 기술과, 'JBL'과 협업한 '빔포밍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을 적용해 사운드의 측벽 반사를 만들어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소리를 최적화하고 '탑건: 메버릭'을 시청하니 미사일 폭격음이나 조종사들의 숨소리, 전투기 소음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거리에 따라 음향이 입체적으로 들렸다. 여러 소스를 별도의 객체로 데이터화해 어느 시점, 어느 크기로 움직여야 하는지 설정해 가능하다. 여러 대의 스피커를 배치해 음향 입체감을 살리는 기존 홈 시어터 기술을 하나의 셋톱박스로 구현한 셈이다.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끄면 서라운드 기능을 활용할 때와 달리 소리가 평평하고 밋밋해 확연히 차이가 났다.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소설을 원작으로 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웡카'는 주인공 목소리와 주변음이 확연히 구분돼 실제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했다.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는 목소리뿐 아니라 악기 소리 등 배경음도 살아있었다. 시청 중 특정 음역대를 살리고 싶으면, '사용자 이퀄라이저' 기능을 통해 저음, 중음, 고음역대를 각각 7단계에 걸쳐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TV 음량을 낮춰도 말소리를 또렷하게 하는 기능도 눈에 띄었다. '대화 향상(dialogue enhancement)' 기능을 조절하면 된다. 뉴스를 볼 때나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이 대사가 많은 드라마 등 콘텐츠를 볼 때 유용한 기능이다.
사운드바 블랙2는 블루투스 헤드셋과 이어폰에서도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지원한다. 실제 헤드셋으로 끼고 영화를 보니 음향의 입체감이 더 극대화됐다. 가족 단위 가구의 경우 늦은 밤 시간 TV를 시청할 때 제격이다. 층간소음도 최소화한다. 기기 후면에 있는 긴 관 모양의 구조물인 '리플렉스 포트'를 통해 층간 소음을 최소화하고 단단한 저음을 생성한다. 셋톱박스 처리 속도도 램(RAM) 용량을 3GB에서 4GB로 업그레이드해 빨라졌다. 앱 실행 시간이 20% 이상 개선됐다.
안창현 LG유플러스 스마트홈사업담당 책임은 "사운드바 블랙은 TV 소리가 잘 안 들려 볼륨을 키우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줄여 반응이 좋다"며 "자녀가 있는 가족들에게도 자녀 영어 공부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즐기기 위한 용도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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