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영 괴력은 약물의 힘인가' 11연패 무산된 美의 끈질긴 음모론[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초강대국의 패권을 다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미니 전쟁이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지 약물 복용과 관련해 두 강대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영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중국이 지난 5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하면서다.
중국은 3분27초46을 찍어 미국의 11연패를 저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미국과 프랑스가 2, 3위로 밀린 가운데 이 종목 전통의 강호 영국도 4위에 그쳐 메달이 무산됐다.
이 결과에 불복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후 애덤 피티(영국)는 불공정한 경기였다고 밝혔고, 은퇴한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도 이에 동조했다.
특히 펠프스는 중국을 저격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펠프스는 6일 올림픽 공식 타임 키퍼인 오메가 주최 현지 기자 회견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오면 다시는 대회에 나올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번이라면 끝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호주 매체 헤럴드 선은 중국 수영 대표팀에서 23명의 선수가 2021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핑 적발이 됐지만 올림픽에 정상 출전했다고 전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호텔에서 먹은 음식물이 오염됐다'는 중국 측의 주장을 뒤집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때문에 파리올림픽에도 당시 도핑에 적발된 선수들이 나섰다. AP 통신은 "도핑 적발 명단에 포함된 9명의 중국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계영 대표팀 일원으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회 수영 경영 남자 개인 혼영 200m 동메달을 딴 왕순은 "중국 수영 선수들은 결백하다"면서 "우리는 규정을 확실하게 지키면서 메달을 위해 경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부터 일주일에 2번, 총 28차례나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면서 "7월 5일 이후에는 11번이나 도핑 테스트를 했는데 금지 약물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여자 접영 200m 3위를 차지한 장위페이도 "우리가 결백하다는 것은 WADA, 국제수영연맹도 이를 확인했다"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관왕에 오른 펠프스에게는 왜 도핑 관련 질문을 하지 않았나. 왜 (미국, 호주 등) 좋은 기록을 내는 다른 나라 선수들은 의심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왕순과 장위페이는 도핑 의혹 명단 23명에 포함돼 있다.
중국 판잔러는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세계 신기록(46초40)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낸 뒤 "우리는 늘 도핑 규정을 준수했다"며 "지금 받는 도핑 테스트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판잔러는 남자 혼계영 400m 마지막 영자로 나와 역전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중국 CCTV는 지난 9일 '위선의 배후-미국의 반도핑 묵인과 은폐의 역사'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수영 대표의 검사 횟수는 미국의 3배 이상이고, 미국 육상 대표가 지난 3월 스테로이드 검사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미국 반도핑기구(USADA)는 오염된 고기를 먹은 영향이라며 파리올림픽 출전을 막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WADA와 미국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WADA는 미국에 요구에 의해 중국 선수에 대해 과도할 만큼 도핑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양성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USADA는 WAD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맞섰고, 발끈한 WADA는 미국의 올림픽 개최 자격을 박탈할 뜻까지 내비친 상황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파리 올림픽: 왜 WADA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 있다고 느끼는가'라는 제목의 보도로 문제를 조명했다. "초강대국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에 휘말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성명을 낸 WADA는 BBC를 통해 "(미국의) 일부 사람들은 도핑에 관여된 선수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단순히 정치적 영향력을 얻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수영은 도핑에서 자유롭지 못한 역사가 있다. 한국 수영 간판 박태환(은퇴)의 라이벌이었던 쑨양은 2018년 9월 도핑 검사 샘플을 채집하려고 중국 자택을 방문한 검사원들의 활동을 방해해 2020년 8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재심에서 자격 정지 기간은 4년 3개월로 줄었지만 다른 국가 선수들이 쑨양을 외면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영 종목 도핑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운 미국과 중국. 세계 최강대국의 지위를 둘러싼 갈등이 파리올림픽에서 대리전으로 치러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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