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노력했기에 더 아쉬워"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었는데"… 전웅태, 우상혁의 눈물

김진주 2024. 8. 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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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놈들'의 활약을 기대해달라"며 밝게 미소 지었던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메달 못 따면 안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끝내 눈물을 쏟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처음 만나 진천선수촌에서 우정을 쌓은 '절친' 사이인 두 사람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반 메달 획득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이번엔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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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태(오른쪽 앞)와 서창완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레이저런 경기를 마치고 각각 최종 6위와 7위를 기록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베르사유=뉴시스

"'될 놈들'의 활약을 기대해달라"며 밝게 미소 지었던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메달 못 따면 안 돌아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끝내 눈물을 쏟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처음 만나 진천선수촌에서 우정을 쌓은 '절친' 사이인 두 사람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반 메달 획득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이번엔 뜻을 이루지 못했다. "꼭 같이 메달 따서 기념사진 찍자"던 약속은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전웅태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승전 레이저런 경기에서 사격을 하고 있다. 전웅태는 6위를, 서창완은 7위를 기록했다. 베르사유=서재훈 기자

믿었던 사격에서 발목 잡혀

전웅태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근대5종 결선에서 총점 1,526점을 기록해 전체 18명 중 6위로 경기를 마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전웅태에게 이번 대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메달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종합 19위로 마무리한 리우 올림픽 이후 절치부심한 끝에 2020 도쿄 대회에서 국내 근대5종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획득했고, 그사이 사상 첫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2연패라는 기록도 세웠다. 3번째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바라볼 만했다. 스스로도 "금메달을 목표로 하되, 노력이 답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었다. 하루 50㎞를 넘게 뛰는 고강도 훈련을 이어가면서도 "이 또한 선수가 버텨야 하고, 버틸 준비가 돼 있다"고 되뇌었던 이유다.

도약하려는 전웅태의 발목을 잡은 건 사격이었다. 전웅태는 앞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자 5발씩 4세트를 쏘는 사격을 유일하게 전부 명중시키며 역대급 기량을 펼쳤다. 그만큼 자신 있는 종목이었음에도 이날은 유독 과녁을 빗나갔다. 그는 "첫 사격 이후 사토 다이슈(일본·은메달)에게 붙어서 경기를 이어가며 실수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실수가 나와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다"고 털어놨다. 경기 후 한참 눈물을 멈추지 못하던 전웅태는 "최선을 다했기에 더 아쉽다"면서도 "계속 근대5종을 할 거고, 더 나은 선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 출전해 2m31 3차 시기를 실패 후 아쉬워하고 있다. 생드니=서재훈 기자

개인기록보다 낮은 2m31의 벽에 가로막혀

같은 날 우상혁은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의 벽에 가로막혀 메달을 놓쳤다. 2m27로 경기를 마무리한 그의 최종 순위는 7위.

앞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넘고 4위에 오르며 한국 육상 최초의 이정표를 세운 그는 이후로도 2022 세계실내선수권(2m34·우승), 실외 세계선수권(2m35·2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2m35·우승) 등에서 숱하게 2m31을 넘어섰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결과에 우상혁은 2m31 3차 시기 실패 후 매트에 머리를 파묻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매트를 내려와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우상혁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 출전해 2m31 3차 시기를 실패 후 아쉬워하고 있다. 생드니=서재훈 기자

공동취재구역에 와서야 눈물을 쏟은 우상혁은 "감독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도쿄 대회 이후 나도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더 힘든 생활을 했다. 오늘 메달을 따서 보답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먼저 경기를 마친 전웅태의 소식을 듣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내가 못 따더라도 (전)웅태 형은 꼭 메달을 딸 것이라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상혁은 "(전)웅태 형과 서로 격려하면서 힘을 내겠다"며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파리 올림픽은 끝이 났지만, 내 점프의 끝은 아니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불꽃을 피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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