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마카오 추천 여행동선
건물 정면만 오도카니
서양 천사와 동양 용이
어우러진 성바울 성당
연인끼리 왔다면 찰칵
파스텔 빛깔 연애 골목
구도심 지역 벗어나니
화려한 호텔들 별천지
하루종일 놀거리 풍성
"벌써 숙소 도착이라고요?"
마카오 공항에 내리니 숨 막히는 습도와 열기가 덮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차를 탄 지 10여 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시원한 숙소에 빠르게 도착하니 비행이나 더위 탓에 몰려왔던 피로감이 싹 사라졌다. 마카오에선 차로 3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마카오의 전체 면적은 33.3㎢로, 서울시 송파구만 한 규모다. 생각보다 좁아서 여행할 게 없진 않을까 생각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카오의 진짜 매력은 크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니까. 믿기지 않으신다고. 그렇다면 본 기자의 여행 동선을 따라와 보시길.
'입체 성경' 성바울 성당의 유적
마카오에서의 첫 일정은 성바울 성당의 유적이다. 보통 성당이라고 하면 차분하게 가라앉은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를 떠올릴 테지만 성바울 성당의 유적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띤다. 우선 모습부터 독특하다.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건물의 정면 부분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그 앞은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이곳을 성당, 아니 건물이라고 부를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곳을 포함한 20여 개의 건축물과 광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성바울 성당의 유적은 1602년에 목조건물로 지어졌다가 몇 차례의 화재로 훼손되며 복원을 반복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건물 앞면에는 예수가 태어나 박해를 받기까지의 창세기 서사를 조각으로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입체 성경'이라고도 불린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성모마리아, 천사 같은 서양적 요소와 함께 머리 일곱 달린 용, 중국식 사자, 한자 글귀 같은 동양적 요소도 보인다.
조각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음미하고 난 뒤라면 성당을 등지고 뒤돌아보자. 계단 아래로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곳곳에 보이는 한자를 손으로 쓱 가리면 마카오를 왜 동양의 작은 유럽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다. 마카오만이 풍기는 이색적인 감성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열정이 담긴 '연애골목'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골목골목 사이로 상점이 펼쳐진다. 육포와 과자를 펼쳐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을 지나 물결치는 바닥 타일을 따라 걷다보면 마카오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연애골목'을 마주할 수 있다. 알록달록 파스텔톤의 건물 사이에 연인, 친구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 바쁘다. 경사로를 낀 건물 사이로 시선을 끌어올리면 방금 보고 내려온 성바울 성당의 유적이 빼꼼 보인다. 자칫 지나치기 쉬운 이 골목에 왜 이런 로맨틱한 이름이 붙었을까. 이 골목의 진짜 이름은 'Travessa da Paixao'로 '열정의 십자가'라는 뜻이다. 포르투갈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름이 '연애항(戀愛巷)'으로 바뀌며 '연애골목'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름의 유래야 어떻든 열정적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니 충분히 '연애골목'이라고 불릴 만한 것 같다.
다양한 콘셉트의 호캉스
마카오에서 도로를 달리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구간을 지난다. 뜬금없이 왼쪽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오른쪽엔 영국 런던의 빅벤이 보인다. 마카오에 유럽의 랜드마크들이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마카오를 지도로 살펴보면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뉜다. 중국 본토와 붙어 있는 반도는 옛 마카오 도심으로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무역도시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성바울 성당의 유적 등 유네스코로 지정된 구역도 이곳에 위치한다. 하지만 반도에서 다리를 건너 타이파·코타이 지역으로 내려오면 마카오의 새로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호텔 리조트 단지가 서로 경쟁하듯 으리으리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각 호텔들은 관광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다. 특히 MGM 호텔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로비에서 드론을 연결한 돌고래 풍선을 날리는데, 아이들이 이 드론을 이리저리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작은 어촌마을 콜로안
마카오에 가기 전 가장 기대했던 것은 단연 '에그타르트'다. 호텔 밀집 지역이었던 코타이·타이파를 지나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소박한 어촌 마을 콜로안이 있다. 이 작은 마을이 유명해진 것은 영화 '도둑들'의 촬영지로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곳에 현지인들도 적극 추천하는 에그타르트 가게 '로드 스토우스 카페'가 있다. '빵이 거기서 거기지'라고 말하던 동행인조차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자마자 표정이 싹 달라질 정도이니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먹어보시길.
마카오 여행 팁
▶ 입국할 때 받은 종이 반드시 챙겨야
마카오에 도착하면 출입국 직원이 무심하게 여권에 작은 종이를 하나 끼워준다. 마카오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입국할 때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고 이름과 체류 기간이 적힌 입국확인서를 제공하니 분실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좋다.
▶ 마카오 횡단보도엔 선이 없다
바닥에 표시가 없어도 신호등을 보고 건너면 된다. 바닥에 선이 있는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없는 곳이니 좌우를 살펴 조심히 건너면 된다. 차량이 좌측통행이니 유의해야 한다.
▶ 다양한 교통수단
택시는 비싸지만 마카오 면적이 넓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가 있으니 위치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 것이 방법이다. 버스는 마카오패스를 이용하면 더 저렴하다.
[마카오 유아사해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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