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은 서울달 어디 어디 떴나 여의도에 떴지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4. 8. 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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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스기구 '서울달' 체험기
130m 상공 … 저 멀리 남산도
붉게 물든 노을 눈앞에 펼쳐져
바람도 살랑살랑 온 몸이 호강
계류식 가스기구 위아래 이동
서울 대표할 관광콘텐츠 기대
시범운영 거쳐 23일 정식운행

서울 여의도 상공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하나 더 떴다. 서울에 처음 등장한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달(SEOULDAL)'이다.

지난달 평일 오후 8시쯤 퇴근하는 직장인들과 반대로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로 올라갔다.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 다가가자 서울달의 자태가 드러났다. 산책 나온 시민들이 신기한 듯 너 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 서울달을 담고 있었다.

지름 22m인 서울달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내놓은 새로운 관광 상품이다. 7월 6일부터 8월 22일까지 시범운영을 하고 같은 달 23일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

이날 시범 운영에 내외신 기자단은 서울달에 탑승했다. 서울달 운영을 맡은 관광재단 관계자는 "출발할 때 안전봉을 꽉 잡아야 합니다. 휴대폰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서울달에 오르자 조종사는 출발 전 탑승객들의 안전을 살폈다.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승객들 간격도 조정했다.

그는 "상승 첫 단계에서는 살짝 덜컹할 수 있어도 하늘로 올라갈 때는 매우 조용하다"고 설명했다.

3~4분에 걸쳐 서서히 130m 위 상공으로 올라가자 풍경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아래를 바라보니 아찔했다. 땅 위 사람과 자동차가 개미처럼 작게 보였다. 정상부에 도달해 앞을 보니 한강과 마포대교, 서강대교, 양화대교, 성산대교, 월드컵대교가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그 위로 붉게 물든 노을이 끝없이 이어졌다. 멀리는 북한산과 남산까지 보였다. 절로 눈 호강이었다. 다른 전망대와 달리 이 모든 풍경을 유리창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풍경에 넋을 놓고 있자니 살랑살랑 바람이 간지럽혔다. 풍경은 알파요, 바람은 오메가였다.

서울달에는 작은 태극기가 붙어 있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태극기가 펄럭이는 정도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측정 센서를 통해 풍량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람이 세지자 조종사는 승객들 위치를 재조정했다.

상공에서는 대략 8분 정도 머물렀다. 하강 시간까지 합쳐 1회 비행에 약 15분이 소요된다. 초속 0.6~0.7m로 상승하고 하강한다.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보는 시간치고는 너무 짧았다. 내리자마자 '다시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달은 매일(화~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탑승료는 대인(만 19~64세) 2만5000원, 소인(36개월~만 18세) 2만원이다. 기후동행카드 소지자는 10% 할인받을 수 있다. 시간대별로 탑승료가 다르지 않으니 달의 본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게 해가 질 무렵이나 지고 나서의 시간대에 탑승하는 걸 추천한다.

서울달은 침대만큼은 아니지만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이다. 기구 몸체는 지면과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 예정된 비행 구간을 왔다 갔다 하는 계류식 가스기구이기 때문에 수직 비행만 가능하다. 언뜻 보면 열기구처럼 생겼지만 헬륨의 부력을 이용해 비행하는 가스기구다. 시에 따르면 헬륨가스는 불활성·비인화성 기체로 인체에 무해하다. 또 폭발성이 없어 열기구보다 안전하고 소음과 공해도 적다.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체니온천, 프랑스 파리 디즈니랜드, 미국 올랜도 디즈니월드 등 세계적 관광지에서는 이미 서울달과 같은 계류식 가스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유럽, 미국 등의 국제 안전 규정을 준수해 기구를 제작·설치했다. 프랑스 업체 에어로필의 에어로30엔지(Aero30ng) 기종에 서울만의 특색을 입혔다. 보름달을 닮은 노란 빛의 가스기구 기낭에는 서울시의 도시 브랜드인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 로고가 들어간다. 서울달을 만드는 데 예산은 32억원이 투입됐다.

가스기구 이름이 서울달인 이유는 뭘까. 이재화 서울시 관광정책팀장은 "국내외 관광객이 기구를 체험하면서 서울이 가진 낮과 밤의 매력을 느끼고 듣는 순간 직관적으로 기구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순우리말 서울과 달을 합성해 서울달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시범 운영 기간을 맞아 온·오프라인 이벤트로 선정된 시민, 자치구별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탑승 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를 선호하는 세계적 트렌드에 맞춰 특별한 도시 경험을 선사해줄 서울달이 드디어 공개된다"며 "서울달이 글로벌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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