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잦은 기침에 숨이 차다면 폐농양 의심해 봐야”

김태현 기자 2024. 8.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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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한해 환자 5만여명, 70%가 50대 이상 고령자 대부분 항생제 치료… 투약 효과 없으면 경피적 배농술
부산 온종합병원이 시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온종합병원)
폐농양은 폐에 염증이 생겨 폐 조직세포가 죽음으로써 폐 안에 구멍이 생기고 거기에 주머니 형태로 고름이 차 있는 상태를 말한다.

감염된 폐의 조직세포가 괴사하면서 화농성 공동을 생성하면서 농양이 발생하게 된다. 음식이나 구강 인두 배출물로 인해 사레가 걸리면서 폐렴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세포의 괴사로 인해 농양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폐농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5만명이다. 연령별로는 70대가 26.8%로 가장 많았으며 60대(24.6%), 50대(18.5%) 순이다.

폐농양은 폐에 생긴 고름 주머니로, 세균이나 곰팡이 등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며 기침, 가래, 발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은 폐농양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처음에는 마른기침으로 시작해 점차 가래가 섞인 기침으로 발전한다. 가래도 중상이 심해지면서 양이 점점 많아지고 노랗거나 탁한 색을 보이며 심한 악취가 날 수도 있다.

폐농양은 폐에 감염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세균감염이 가장 흔하다. 폐렴·폐결핵·곰팡이 감염 등이 세균감염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아데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성 감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면역력 저하, 당뇨, 만성 신부전, 알코올 중독 등 기저질환도 폐농양을 일으킬 수 있다.

폐농양은 폐에 감염이 생겨 농양이 생기는 합병증으로 단순한 폐질환과는 다르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농양은 폐 조직을 파괴하고 폐 기능을 저하시키며 사망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농흉·뇌농양·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초기에 진단 치료되지 않으면 농양은 폐 조직을 파괴하고 폐 기능을 저하시키며 사망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

김제훈 온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농양은 대체로 항생제 처방으로 치료 가능하다”며 “처음에는 대부분 정맥 주사로 투여하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경구 약제로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생제는 증상이 사라지고 영상 검사에서 폐농양이 좋아질 때까지 계속 투여하며 보통 3~6주 정도 치료한다. 호전 정도에 따라 그 이상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하지만 항생제 투여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피부를 통해 농양을 뽑아내는 경피적 배농술을 시행해야 한다. 경피적 배농술은 피부를 통해 고름을 배출하는 시술을 말한다.

최기복 온종합병원 영상의학인터벤션센터 소장은 “신체 내부에 생긴 고름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에 작은 절개를 내고 관을 삽입해 고름을 배출시키는 방법이 경피적 배농술”이라며 “이는 수술 없이 진행할 수 있으며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술 과정에서 폐의 구조와 기능을 손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므로 숙련된 전문의를 통해 시술해야 한다. 경피적 배액술은 쉽지 않아서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폐농양의 크기가 크고 ▲농양이 파열돼 흉강에 고름이 찬 경우에 한해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 센터장은 “폐농양 환자들에게 배액술을 권하면 무조건 대학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어려운 수술 아니냐며 선뜻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지역 종합병원에서도 영상의학인터벤션을 전공한 경험 많은 의료진이 있으므로, 주치의의 경력을 잘 살펴보고 굳이 대학병원이나 수도권 메이저병원만 바라보지 말고 지방종합병원에서도 시술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최 센터장은 20년 동안 폐농양이나 간농양환자 등을 대상으로 경피적 배액술 1만건 이상 시술한 베테랑이다. 경피적 배액술이 어렵거나, 농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흉부외과 전문의를 통해 흉부 절개수술이나 흉강경 수술 등 외과적 수술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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