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한달…국내 이커머스 시장 구도 변화

정유미 기자 2024. 8. 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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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판매자 새 거래처 확보 잰걸음
티메프 충성 고객 이탈 움직임 본격화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피해 영세업자들은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 나섰고 티메프 충성 고객들도 다른 온라인몰로 떠나고 있어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가 터진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새로운 둥지를 찾으려는 판매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티메프 관계사인 인터파크커머스, 모회사인 큐텐의 해외 직접판매(역직구) 영역을 포함해 입점 판매사는 10만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다수 판매사는 여러 플랫폼에 입점했지만 큐텐 계열에서만 판매 활동을 한 곳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판매점은 티메프 사태로 큐텐 계열사 운영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당장 새 채널을 찾아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특히 미정산 피해를 본 판매자의 경우 사업을 유지하려면 다른 플랫폼에 서둘러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피해를 입은 소규모 사업자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다른 플랫폼의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달 1∼7일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에 새로 입점한 판매자 수는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비수기에 휴가 절정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신규 입점 판매자 수가 전달 대비 16%가량 늘었다. 월간 신규 입점 판매자 증가율이 5% 안팎이었던 점에 비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G마켓 역시 최근 신규 판매자 유입세가 가파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의 우수 판매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존 플랫폼들도 앞다퉈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면서 “판매 후 최대 열흘 안에 대금을 지급하는 빠른 정산과 ‘에스크로(제3 금융기관 예치 신탁)’ 방식의 안전성으로 정산 지연 또는 미정산 우려를 없애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 사옥. 연합뉴스

티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고객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G마켓·옥션의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168만459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56만6906명)보다 7.5% 늘었다. 같은 기간 11번가도 143만1883명에서 146만4559명으로 2.3% 증가했다. 다만 쿠팡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알리익스프레스(-4.2%)와 테무(-9.2%)는 이용자가 줄었다.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 거래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재무 구조가 튼튼한 대기업 계열 플랫폼이나 인지도를 갖춘 국내 대형 플랫폼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티메프에서 여행·숙박·항공권을 환불받지 못하고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한 신청자는 최종 90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집단조정에 참여한 7200여명과 올해 4월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사건 집단조정에 참여한 5804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 집단 분쟁조정의 당사자는 여행상품 판매자와 중개플랫폼인 티메프 모두가 해당한다. 이에 따라 조정안에는 환불 자금이 없는 티메프뿐 아니라 여행사도 어떻게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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