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1차지명 아니었다, 조상우 돌아왔지만…마무리는 주승우, 구속 4km 상승→첫 4아웃 SV까지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9회는 지금 주승우(24)가 책임지고 있다. 원래 마무리투수였던 조상우(30)가 지난달 16일 어깨 염증으로 이탈하자 초반에 맡았던 마무리 임무가 주승우에게 다시 주어졌다. 조상우가 3주간 공백을 딛고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아직 100% 구위가 아니라 중간으로 투입되고 있다.
주승우가 여전히 9회를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30일 고척 NC전부터 최근 5경기 5⅓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3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8일 고척 SSG전에서 데뷔 첫 10세이브를 달성하더니 10일 대전 한화전에선 첫 4아웃 세이브로 멀티 이닝도 너끈히 소화했다.
키움이 3-1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김성민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주승우는 첫 타자 채은성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채은성은 주승우의 몸쪽 투심을 파울로 커트하고, 바깥쪽 슬라이더를 참아내며 볼넷을 얻어냈다.
2사 1,2루로 동점 주자까지 나갔지만 주승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타격감이 좋은 안치홍을 상대로 초구부터 투심을 던져 스트라이크 잡더니 2구째 포크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주승우는 3구째 포크볼로 안치홍의 배트를 이끌어내며 중견수 뜬공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9회말에는 황영묵을 2루 땅볼, 이재원을 헛스윙 삼진, 장진혁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공 8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이재원에게 포크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3구 삼진을 잡는 등 추격의 불씨조차 허용하지 않은 마무리. 데뷔 첫 4아웃 세이브로 몰라보게 달라진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이날까지 주승우는 올 시즌 41경기(38이닝) 2승5패1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 4.97 탈삼진 33개를 기록 중이다.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중간투수로 시작해 팀 내 최다 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경험을 쌓고 있다. 전반기 내내 기복이 있었지만 후반기는 13경기 중 11경기가 무실점으로 안정감이 생겼다. 최근 5경기에서 세이브 3개를 거뒀는데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투구 내용이 압도적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주승우에 대해 “신인 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어려운 경험을 토대로 지금 이런 모습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터닝 포인트는 지난겨울 이승호 투수코치를 만난 것이다. 투수코치와 야구에 대한 생각이 일치되면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서울고-성균관대 출신 우완 투수 주승우는 2022년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기 전 마지막 신인 1차 지명으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앞서 키움의 1차 지명 선수는 9명 전부 고졸이었지만 첫 대졸 지명자로 주승우를 택하며 즉시 전력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2022년 첫 해 1군 4경기(3⅓이닝) 평균자책점 10.80, 지난해 11경기(16이닝) 1패 평균자책점 9.56에 그쳤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1군에선 통하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1군 투수 파트를 맡게 된 이승호 코치와 함께 대학 시절 영상을 보며 좋을 때 폼을 찾는 데 주력했다. 팔 스윙을 빠르고 간결하게 가져가면서 구속을 회복했다. PTS 기준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3.1km에서 올해 147.2km로 시속 4km 이상 빨라졌다. 직구가 살아나면서 결정구 포크볼의 구종 가치도 상승했다. 최근 들어 투심 구사 비율까지 늘어나며 위력을 더하고 있다.
첫 2년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3년 차 시즌에 1차 지명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홍원기 감독은 “올해가 주승우 야구 커리어의 시작이라고 본다. 앞으로 물론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동안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헤쳐나가며 계속 발전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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