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N요일' 또 오나…엔캐리 트레이드 청산공포 남았다
지난 5일 '검은 월요일'을 맞은 국내 증시가 크게 휘청인 데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반등 움직임도 나타났으나 상승 속도가 더딘 것 역시 엔캐리 트레이드 공포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요 거시경제·기업실적 발표 등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후 지난 6일(3.3%)과 7일(1.83%), 9일(1.24%)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60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닥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 5일 코스닥은 11.3%(88.05) 하락하며 691.28까지 떨어졌다. 역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이후 6일(6.02%)과 7일(2.14%), 9일(2.57%) 상승하며 9일 764.43에 마무리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5일 이후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상승 속도가 완만한 건 아직 시장에 대한 공포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장 큰 불안감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해외자산을 되파는 현상)이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엔화로 투자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하면 패닉셀(과매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완벽히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장은 "한 외국계 IB(투자은행)에서 엔캐리 트레이드가 약 75% 청산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누구도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투자전력팀도 리포트에서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간의 순환고리가 이번 증시폭락의 주된 원인이자, 반등 동력이다"라며 "당분간 단기 증시 등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청산이 진행될수록 잠재 물량은 줄어들 것이고,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힘 또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경제지표 결과와 시장 해석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코스피의 등락은 반복될 수밖에 없지만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지나가고 있으므로 '비중확대 기회'라는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엔캐리 청산의 남은 규모가 아니라 중앙은행들의 대응, 이후 발표되는 경제지표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청산은 거의 매일 진행됐고, 따라가 모든 엔캐리 청산이 문제가 아니라 투자심리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문제"라며 "향후 주요한 것은 청산 규모보다는 투심에 충격을 줄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우선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응했고, 그 다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역할이 남았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급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주에는 7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 지수가 공개된다. 오는 8월22~24일에는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 오는 29일(한국시간)에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소매판매 개선, 소비자신뢰 지수 반등 등을 확인할 경우 경기침체 우려 완화와 함께 물가안정 지속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구본길♥' 박은주 연락 두절→홀로 출산…귀국 후 병원서 '오열' - 머니투데이
- '84만원' 사탕 가방 든 송혜교…2000만원대 걸치고 뽐낸 미모 - 머니투데이
- "승리, 인도네시아 '버닝썬' 행사? 뻔뻔하다" 싸늘한 반응 - 머니투데이
- '대치동 입시전문가' 사칭하고 "나도 속았다"…위증입건 2년만에 53%↑ - 머니투데이
- '♥의사' 이정민, 시퍼렇게 멍든 눈…"가정폭력?" 쏟아진 걱정에 해명 - 머니투데이
- "집들이 온 친구 남편이 성추행"…한밤 홈캠에 찍힌 충격 장면 - 머니투데이
- 바벨탑처럼 쌓여가는 트럼프 랠리…테슬라 +9% [뉴욕마감] - 머니투데이
- '방송 못하게 얼굴 긁어줄게' 협박문자 류효영 "티아라 왕따, 화영 지키려고" - 머니투데이
- 황정민에 "너 연기 하지 마!" 말렸던 개그맨…누구? - 머니투데이
- [단독]둔촌주공 '내부폭로'…"고무줄 공사비, 특정업체 밀어주기→조합장 고소"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