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중 1명이 金" 초미니선수단 최다메달 13개,겁없는 2000년대생의 기적[올림픽]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팀 코리아가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소 선수단으로 역대 최다 메달 타이의 기적을 썼다.
폐막을 앞둔 11일 현재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9개, 총 30개의 메달로 종합 7위를 달리고 있다. 마지막날 근대5종 여자부 개인전과 역도 여자 81㎏급 에서 메달 낭보를 기대하고 있다. 메달이 추가될 경우 2012년 런던 대회(금13, 은9, 동9)를 이후 12년 만의 최고 성과를 기록하게 된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50명 이후 144명으로 이뤄진 역대 초미니 선수단이 일으킨 '대박 사건'이다. 단순계산으로 국가대표 11명 중 1명이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4.8명중 1명은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뜻이다.
'금메달 39개' 중국 선수단이 388명, '금메달 38개' 미국 선수단이 592명이다. '금메달 18개' 호주가 460명 '금메달 18개' 일본이 432명, '금메달 16개' 개최국 프랑스가 573명, '금메달 14개' 영국이 327명의 선수단을 보유했다. 이들의 3분의1도 안되는 팀 코리아 미니 선수단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활, 칼, 총, 발'의 활약이 눈부셨다. 믿고 보는 양궁에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금5 은1 동1'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펜싱 남자사브르 '뉴 어펜져스'가 개인전 사상 첫 금메달, 단체전 3연패 위업을 쓰며 금메달 2개를 가져왔다. 여자사브르도 단체전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과 펜싱의 강세는 기대했던 부분이었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의 금메달도 부상관리만 잘 된다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대한체육회가 '사고 칠 종목'으로 꼽았던 사격서 나온 '금3, 은3'은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다. 태권도 역시 박태준, 김유진의 금메달, 이다빈의 동메달로 최고 성적을 거뒀다. 유도(허미미, 김민종 은, 이준환, 김하윤 동, 혼성팀 동), 복싱(임애지 동), 수영(김우민 동), 탁구(신유빈-임종훈 혼복, 여자단체 동) 등 다양한 종목에서 투혼의 메달이 쏟아졌다.
어른들의 통계를 넘어선 기대 이상의 성과는 결국 엘리트 체육 위기론에도 흔들림 없었던 '원팀 코리아' 선수들 덕분이다. 런던, 리우, 파리올림픽에 모두 출전해 3연속 금메달을 따낸 유일한 선수, '펜싱 레전드'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 자체가 너무 잘한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표했다. "파리올림픽 가기 전에 역대 최소규모 선수단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밖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선수도, 코치도, 지원 스태프도 자신이 맡은 역할에 더 최선을 다했다. 위기라고 하니 우리끼리 더 똘똘 뭉쳤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사람이 많고 분산되면 집중이 안됐는데 모든 국가대표들이 '원팀'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자신의 100%, 200%를 다 쏟아낸 결과"라고 말했다. "남자사브르 단체전(박상원, 도경동)에서도 그랬듯 올림픽이 처음인 어린 선수들도 겁없이 도전하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파리에서 2000년대생 어린 선수들의 패기와 투지는 눈부셨다. 단체전 포함 금메달리스트 16명 중 10명이 2000년대생이다. 사격 금메달리스트는 3명 전원이 2000년대생. 반효진이 2007년생, 오예진이 2005년생, 양지인이 2003년생이다. 여자 사브르 대표팀에서 막내 에이스로 단체전 은메달을 이끈 전하영(23)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느낀 점을 묻자 "나도 할 수 있다"는 한마디로 답했다.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 16세10개월18일)에 등극한 '2007년생 여고생 스나이퍼' 반효진은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후회없이"라는 좌우명을 전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에 13번째 금메달을 안긴 '세계 24위' 김유진(24)은 "랭킹 같은 건 신경도 안썼다. 그냥 나 자신만 믿고 했다"더니 후배들에게 "올림픽 별거 아냐, 니네도 할 수 있어!"를 외쳤다. 김유진의 세계무대 역대 최고 성적은 로마그랑프리 3위였다. 과거의 데이터도, 랭킹도 '하늘이 내린다'는 올림픽 메달 앞에선 무의미했다. 첫 올림픽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을 믿은 '강심장' 태극전사들이 일군 대반전은 대한민국의 희망이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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