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올림픽 브레이킹 첫 경기, “아프간 여성들에 자유를” 메시지 전하면서 ‘실격된’ 아프간 난민 출전 선수

이정호 기자 2024. 8. 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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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이 열린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 역사적인 첫 경기는 비걸 경기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로 출전해 화제가 된 마니자 탈라시와 인디아 사르조에(네덜란드)간 맞대결이 장식했다.

탈라시는 대회 특별 초청선수였다. 브레이킹 올림픽 본선에서는 4명씩 4개 조로 경쟁한다. 하지만 비걸 종목에서는 탈라시-사르조에전이 예선으로 추가돼 출전 선수가 17명으로 늘었다. 이 경기 승자가 본선 마지막 16번째 출전권을 따내게 돼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성장한 탈라시는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는 탈레반의 엄격한 통치 속에서 위축된 여성 인권 사회에서 벗어나려 고국을 떠났다. 인터넷을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접한 뒤 댄서로서 꿈을 키워오던 탈라시는 2021년 탈레반 집권과 함께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없게 됐다. 여성이 교실은 물론 체육관을 출입하는 데도 제약이 생기며 꿈이 막히는 듯했다. 비걸로 꿈을 이루려는 탈라시는 스페인으로 망명을 신청했고, 올림픽 지역 예선 등록을 놓친게 알려지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이 종목, 첫 주자로 나선 탈라시는 첫 올림픽 무대에서 더 나은 성적을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전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던졌다. 탈라시가 공연 도중 펼친 망토에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관중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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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탈라시는 사르조에와 승부에서 져 본선행에 실패했다. 최종적으로는 ‘실격’에 의한 탈락이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탈라시의 퍼포먼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한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해석했다. 경기 결과는 ‘점수 차에 의한 패배’가 아닌 ‘실격 처분(DSQ)’으로 바뀌었다.

탈라시는 경기 뒤 “난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탈라시가 본선 경쟁 전 단계에서 탈락했지만, 그녀의 메시지는 브레이킹의 가장 큰 무대에서 전 세계인이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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