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9세 결혼' 법…여성계 반발 "아동 강간 합법화"

이혜수 인턴 기자 2024. 8. 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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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9살 소년도 결혼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이 추진되자 여성계는 아동 강간을 합법화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는 결혼과 이혼, 자녀 양육 같은 가족 문제를 종교 당국이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개정안이 1차 심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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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AP/뉴시스] 이라크 의회가 혼인 문제를 종교 당국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심의 1차를 통과시켜 9살 소녀도 결혼하게 될 수 있단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8년 이라크 바그다드의 이라크 의회 내부 모습. 2024.08.11.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이라크에서 9살 소년도 결혼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이 추진되자 여성계는 아동 강간을 합법화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는 결혼과 이혼, 자녀 양육 같은 가족 문제를 종교 당국이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개정안이 1차 심의를 통과했다.

여성이 결혼할 때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달리 이라크는 해당 제도가 없다. 하지만 1959년 개인 지위법이 도입되며 18세 미만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는 가족 문제 결정권도 국가와 사법부가 부여한다. 15세의 경우 결혼이 불가하나 결혼 신청서를 제출해 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만 법적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승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혼인에 대한 결정을 종교 당국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여성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들은 종교 지도자가 결혼을 허가하면 9세 어린 소녀들이 강제로 결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실상 아동 강간과 다르지 않다며 전국적인 반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단체의 라야 파이크는 "이 법은 내 딸의 남편이 손녀를 어린 나이에 결혼시키고 싶어 하면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라며 "이 법 개정안은 아동 강간을 합법화하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25명의 여성 의원도 법안 개정을 막으려 하고 있으나 반대에 직면해 막기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여성 의원 알리아 나시프는 "안타깝지만 이 법을 지지하는 남성 의원들은 미성년자와 결혼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고 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이라크 여성의 28%는 18세 전에 결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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