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전 회장 친인척 대출 최대 158억 손실, 심려 끼쳐 송구"

우리은행 서울 소공동 본점 전경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게 해준 대출액 중 약 200억원이 연체나 부실 대출 규모로 집계됐다. 최대 손실 예상액은 158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부적절한 대출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도 손 전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우리은행은 11일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손 전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적절한 대출 행위와 관련해 "당행을 이용하는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 사실을 인정했다.

우리은행 측은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면서 "부실대출의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하고 취급 여신의 회수 및 사후관리 강화 등 부실 규모를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상 대출 총액 616억원 중 지난 9일 기준 대출 잔액은 304억원(25건·16개)이다. 이중 연체나 부실 대출 규모는 198억원(17건·11개)으로 실제 손실예상액은 82~158억원이다.

우리은행은 해당 건에 대해 올해 1월~3월 자체 검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감독원의 검사에 앞서 자체 검사 결과를 통해 부실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 총 8명에게 면직 등 제재했다.

특히 신용평가와 여신 취급을 소홀히 한 우리은행 전 선릉금융센터장(본부장) A씨에 대해서는 성과급 회수와 함께 면직 조처했다. 관련된 지점장에게도 감봉 조치했다. 지난 9일에는 부실여신을 취급한 관련 임직원을 사문서위조 및 배임 등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소했다.

대출 취급 기간에 대해서는 손 전 회장의 재임 기간과 겹치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초까지라고 설명했다. 2023년 하반기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취급된 여신은 추가 여신이거나 담보가 있는 여신으로 현 회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 전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스템상 대출 여신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가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부적절한 대출은 본부장 A씨의 부당한 업무지시에 따른 것으로 영업점장 전결 여신을 이용해 대출을 분할해 취급하고, 차주가 위조한 서류에 대해 여신심사를 소홀히했다고 지적했다. 또 총 20개 업체 가운데 최초 대출 취급 시 해당 친인척이 전·현직 대표 또는 대주주로 등재된 업체는 10개였으며 그 외 10개 업체는 사후 점검 과정에서 관련성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유사한 사례 방지를 위해 반복적으로 여신 심사를 소홀히 한 영업점장에 대해 여신 전결권을 제한한 후 후선 배치하고, 리스크를 가진 차주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했다. 부당한 지시에 대해 임직원들이 거부할 수 있도록 부당여신에 대한 인터넷, 모바일 등 내부자신고 채널을 확대하고 내부 제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 절차를 개선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직위에 상관없이 임직원들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내부 제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 절차를 대폭 개선하고 금감원 검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차주에 대한 여신심사 절차 강화, 여신 감리 강화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직원 윤리교육 강화 등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면서 "금감원 수시검사를 통해 추가로 발견된 위법·부당행위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