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B2B·AI`로 전열 다지는 통신3사

김나인 2024. 8. 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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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 70% 수준 포화 상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도 영향
한 시민이 서울시내 휴대폰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2분기 영업이익 추이 <자료:업계 취합>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3사는 새 먹거리인 기업간거래(B2B)와 인공지능(AI)으로 전열을 다지고 있다.

11일 통신 3사 실적을 종합하면,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3275억원) 대비 약 3% 감소한 수치다.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각각 14.3%, 11.8% 줄었다. SKT는 비디오 코덱 특허 관련 일회성 이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조기 타결로 인한 비용과 신규 통합전산망 구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희비가 갈렸다.

이 가운데 통신 사업의 주력인 유·무선 사업 부문 성장 둔화가 눈에 띈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주문이 이어진 영향이다. 통신3사의 올 2분기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에 머물렀다.

5G 점유율은 증가세가 뚜렷했다. KT가 75%에 달하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SK텔레콤도 70%를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67.7%를 기록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SKT 2만9298원, KT 3만4507원, LG유플러스 3만5064원으로 SKT만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5G 회선 증가가 ARPU 성장에 기여했지만, 5G가 이동통신 시장 대세로 자리한 만큼 성장 여력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통신 3사는 하반기 '새 먹거리'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비통신 분야의 성장세가 가시화하는 만큼 기세를 몰아 AI·B2B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B2B가 견인했다. 2분기 B2B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은 43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이 계속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20.5% 성장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도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SKT는 이번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진행한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 투자 시너지를 냄으로써 하반기 AI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구축과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KT 또한 기업서비스 사업 중 AICC·IoT·스마트모빌리티·스마트공간·에너지 등 5대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매출 성장을 이뤘다. 특히 AICC 수요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트래픽 증가 영향으로 KT클라우드도 전년 동기 대비 17.1% 매출이 늘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공공 시장에서 AI·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S와 AI, 클라우드, 한국특화형 거대언어모델(LLM), 소형언어모델(sLLM)을 시장에 론칭할 것"이라며 "(양사가 제공할) 소버린 AI나 소버린 클라우드는 정부, 공공기관, 금융기관이 AI·클라우드 활용 시 데이터 소유, 운영, 통제, 권리를 독립·자주적으로 소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올 2분기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 43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했다. 특히 IDC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5% 늘면서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AI 통화 녹음 서비스 '익시오'를 내놓는다는 계획으로, AI 서비스 분야 수익도 노린다.

AI·B2B 투자 등을 위해 통신 3사는 허리띠도 바짝 조인다. SKT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3%나 감소한 3880억원의 CAPEX(자본지출)를 집행했고, KT도 같은 기간 설비투자가 소폭 감소했다. LG유플러스 CAPEX도 전년 동기 대비 15.8% 줄어든 5571억원에 머물렀다. 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이 이뤄지지 않는 만큼 CAPEX가 늘어날 요인이 크게 없는 상황이다. 통신 3사는 마케팅비도 전년 동기 대비 2.9~5.1% 줄였다.

장민 KT CFO는 "정부가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초안을 올해 초 공개한 이후 아직까지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아 현재 재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할당을 받아도 5G 주파수는 여유가 있어 추가적인 CAPEX 등 재무 부담이 근시일 내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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