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풍 대신 동풍 분다... 다음주 서울 더 더울듯
다음 주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특히 우리나라에 부는 바람의 주된 방향이 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면서 강원 동해안은 기온이 다소 낮아지겠으나, 서울 등 영서 지방은 이전보다 더 더워질 가능성이 높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고기압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지금까지 불었던 서풍 계열 바람이 이번 주에는 동풍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서풍은 태백산맥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데, 산맥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열을 품게 된다. 그 결과 강원 강릉, 속초 등 영동 지역에 더운 열풍을 불어 넣어 기온을 높인다. 최근 영동 지방의 기온이 높게 나타난 것도 서풍이 원인이었다.
반대로 동풍이 불게 되면 바람이 산맥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공기가 고온건조해진다. 열풍도 서쪽 지방으로 불게 된다.
다음 주는 이러한 동풍의 영향으로 서울 등 영서 지방이 더 더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서울 최저 기온은 26~27도, 최고 기온은 32~34도로 예보됐다. 다만 건조한 동풍의 영향으로 습기는 다소 줄 것으로 보인다. 낮에는 타는 듯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뜨거운 열대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동 지역의 더위는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강릉의 최저 기온은 24~25도, 최고 기온은 30~32도로 지난 주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기상청은 “동풍 영향으로 강원 동해안의 기온이 1~3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아 폭염특보와 열대야는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광복절(15일) 이후로도 폭염의 기세는 꺾이지 않겠다. 기상청은 “평년 값을 보면 광복절을 지나면서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광복절 이후에도 폭염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두 고기압의 기세가 아직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1일도 서울 전역에 내려진 폭염경보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지난 밤에는 서울에선 21일 째, 인천에선 19일 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서울에선 10일 밤 9시부터 11일 아침 6시 사이 최저 기온이 금천 28.5도, 동대문 28.2도, 종로 27.8도, 강남 27.2도를 기록하며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12일은 전국이 가끔 구름 많은 가운데, 오후에 제주도, 경기 동부, 강원 내륙, 충북 북부에 최대 20㎜의 소나기 내리는 곳이 있겠다.
한편 올해가 지난해 기록을 깨고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8일(현지 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가장 더운 해’ 기록이 깨진 데 이어 1년 만에 기록이 다시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은 지난해 7월에 이어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 또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월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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