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부유식 LNG 저장설비 개조 첫 수주…친환경 선박 개조사업 본격화

LNG-FSU 개조 공사 첫 수주
LNG선을 ‘해상 LNG터미널’로
유럽선사와 3000만달러 계약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급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HD현대>

HD현대의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이 창사후 최초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LNG-FSU)’ 개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노후 LNG운반선을 ‘해상 LNG 터미널’로 탈바꿈시키는 개조 공사를 따내면서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넘어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11일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3000만 달러(약 410억 원) 규모의 LNG-FSU 개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6년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관련 서비스 담당 조직 서비스를 통합한 뒤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수주한 LNG-FSU 개조 공사다.

LNG-FSU는 일종의 ‘해상 LNG 터미널’ 역할을 담당하는 설비다. 장기간 바다 위 특정 장소에 머물며 LNG를 주기적으로 공급받아 저장했다가 필요시 육상의 발전소·저장소에 전달하게 된다.

개조 대상 선박은 2004년 스페인에서 건조된 13만8000㎥급 LNG운반선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설계, 구매, 제작, 운송, 설치 및 시운전 등 공사 전 과정을 도맡는 ‘턴키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LNG-FSU 개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개조 공사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친 뒤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개조된 LNG-FSU는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설치돼 인근 화력발전소에 LNG를 공급할 예정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LNG-FSU 개조 사업은 정형화된 설계가 없고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돼 난도가 높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그간 여러 개조 공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캐시카우인 AM(선박 유지·보수) 사업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노후 LNG운반선 개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저탄소 연료인 LNG가 탄소중립을 위한 ‘브릿지 에너지’로 주목받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육상보다 해상을 통한 LNG 도입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 LNG운반선 개조 사업은 기존 육·해상 LNG플랜트에 비해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 받는다. LNG-FSU는 기존 선박을 재활용하는데다 수요에 맞춰 지역을 이동해 재설치할 수 있어 가용성이 뛰어나다. 건설에 통상 3~4년이 소요되는 육·해상 LNG 플랜트에 비해 최대 1년이면 개조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NG의 저장 뿐 아니라 재기화 장치(LNG를 다시 기화시켜 공급하는 장치)까지 갖춘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도 비슷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 유럽·아시아 선사들과 노후 LNG운반선을 LNG-FSRU로 개조하는 프로젝트 수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