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9분기째 감소 역대최장..내수부진에 성장률 전망 줄하향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경기제약진단
KDI 등 주요기관 2%대 중반으로 조정
[파이낸셜뉴스] 국내 재화소비가 9분기 연속 줄어드는 등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올 들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의 누적된 영향이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에 국책연구기관이나 국내 주요기관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4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1.4분기(-4.5%)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판매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다. 이중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2.4분기 소매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에서 모두 줄었다.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또다른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지수(불변)는 2분기 1.6% 증가했지만 내수와 연관성이 큰 업종에서는 부진이 두드러졌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은 1년 전보다 각각 2.1%, 1.8% 감소했다.
33개 도소매 업종의 재고·판매액 비율을 나타내는 도소매업 재고율도 지난 2022년 2.4분기를 시작으로 9개 분기 연속 늘어나고 있다.
재고율 수치는 올해 1.4분기 109.8을 기록, 지난 202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수의 한 축인 투자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2.4분기 설비투자지수(계절조정)는 1년 전보다 0.8% 줄었다.
지난해 3.4분기(-10.5%)와 4.4분기(-4.5%) 연이어 감소했던 설비투자지수는 올해 1분기 0.6%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2.4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4분기 건설기성(불변) 역시 1년 전보다 2.4% 감소했다. 건설기성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만이다.
내수 침체가 발목을 잡으면서 2.4분기 한국경제는 역성장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지난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0.9%)과 수입(1.2%), 정부소비(0.7%) 등은 증가했지만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해 0.2% 감소했다. 설비투자(-2.1%), 건설투자(-1.1%)도 뒷걸음질 치며 발목을 잡았다.
최근 들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확대 등 이연이어 터지면서 내수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국내외 주요기관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내려잡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KDI는 하향조정의 근거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주요 증권사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 중후반대서 2% 중반대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종전 2.7%에서 각각 2.4%, 2.5%로 하향 조정했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은 각각 2.5%에서 2.4%로 낮췄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민간소비와 건설·설비·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모두 감소하는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며 "내수 회복이 여전히 미약한 단계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내수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고금리·고물가를 꼽힌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5월 0.50%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2021년 8월 0.75%로 올랐다가 지난해 1월 3.50%까지 오른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누적된 고물가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소비 둔화는 내수 침체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 5월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0.69%)은 지난 2014년 11월 0.72%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올해 성장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는 금리 인하 시점이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부터 2%대로 내려가면서 물가 부담이 완화하고 있지만, 금리 부담은 여전하다는 점 때문이다
내수 부진 등의 경기 상황으로 본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1월 ‘빅컷(0.5%포인트 이상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이른 금리 인하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중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연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정전망에서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도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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