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북적’, 지갑은 ‘꽁꽁’ 내수 살아날 리가.. 소매판매 15년 만에 최대 폭 ‘뚝’, “와도 쓰질 않으니”
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 도소매·음식숙박 등
서비스생산, 5분기 연속 줄어.. 2분기‘역성장’
제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연관 산업 ‘위축’
소비 침체 계속.. 이슈 대응 비롯, 대책 총력
올해 2분기 재화 소비가 3% 상당 급감세를 보이면서 15년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일부 업종 지표는 살아나는 반면 씀씀이가 크게 줄면서 위축된 소비 양상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제주 부진이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내수시장 여파에 따른 타격감이 큰 것으로 풀이되는데, 코로나 19 이후 해외로 나서는 발길이 늘고 국내 씀씀이가 감소한 영향이 여실히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찾는 발길은 분명히 늘었는데, 관광 부문의 연관성이 큰 업종에선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각종 부정적 이슈 진화를 서두르며, 개선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경제 회복세까지 이끌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102.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감소율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집계됐습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판매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로, 이중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개인·소비용 상품을 판매하는 2,700개 기업의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로, 이 가운데 불변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값으로 경제 주체들의 실질적인 재화 소비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0.2%)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세(전년 동분기 대비)를 기록 중으로,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긴 감소 흐름을 보이는 실정입니다.
감소세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 모두 고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분기 기준으로 승용차(-13.2%)와 의복(-4.4%), 오락·취미·경기 용품(-7.3%), 음식료품(-3.2%) 등 품목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소비를 가늠하는 다른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지수(불변) 역시, 2분기 1.6% 증가했지만 내수와 밀접한 업종에선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매와 소매 생산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1% 줄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감소 흐름이 5개 분기 연속, 그러니까 1년 이상 이어졌습니다.
또한 숙박과 음식점업 생산도 2분기 1.8% 줄면서 마찬가지 5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33개 도소매 업종의 재고·판매액 비율을 나타내는 도소매업 재고율도 2022년 2분기를 시작으로 9개 분기 연속 증가세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소비가 되지 않아 쌓이는게 많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재고율 수치는 올해 1분기 109.8을 기록해, 202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내수의 한 축인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지수(계절조정)는 1년 전보다 0.8% 줄었고 2분기 건설기성(불변) 역시 1년 전보다 2.4%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이같은 부진한 내수 양상은 2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하는 데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로,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이어졌던 플러스(+) 성장 기조가 무너진 상황입니다.
부문별로 수출(0.9%)과 수입(1.2%), 정부소비(0.7%) 등은 늘었지만 민간소비(-0.2%)와 설비투자(-2.1%), 건설투자(-1.1%)가 마이너스로 뒷걸음질치면서 성장륳을 깎아내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확대 등 연이은 악재로 내수 타격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불거지는 상황입니다.
지역적으로도 크게 나은 건 없습니다.
제주의 경우, 2분기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101.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2.9%) 이후 올 들어 1분기 –2.3%로 감소 폭을 좁히는가 했더니 재차 낙폭이 커졌습니다.
특히나 업종별 부진 양상을 보면 주력 산업이 관광 서비스산업의 기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면세점은 특히 부진이 두드러져 1분기 94.5에서 93.4로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109.1)에 비해서 더욱 부진 양상이 확연했습니다. 분명 국제선 증편부터 크루즈 재개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지만, 그만큼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게 고스란히 지표로 드러나는 셈.
반면 슈퍼마켓이나 잡화점, 편의점 등 지수는 91.6으로 전분기 85.9보다 오르면서 회생 기미는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지난해(92.3) 수준에 못미칩니다.
그나마 관광객 증가에 다소 힘이 실리는 건 승용차와 연료소매점 등 지표(125.6)로 전분기(122.5)와 지난해(120.6) 수준을 웃돌았습니다.
물론 제주는 서비스업 생산지수(불변)가 전분기 마이너스(-2.9%)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8.9%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긍정적 전망을 해보지만, 세부 지표 부진이 두드러집니다.
옷집이나 꽃집 등 전문소매점 지수도 93.8로 전분기(97.6), 지난해(103.1) 수준을 밑돌면서 부진 양상을 이어갔습니다.
그나마 관광객 등 증가에 힘입어 국제노선 회복이 속도를 내고 항공여객 관련 수요가 늘어 운수·창고 등 생산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7.8%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전분기(8.3%)에 이어 지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숙박과 음식점업은 지난해 대비 –4.6% 감소를 기록하며 전분기(-3.4%)으로 더 부진이 심화됐습니다.
정보통신업(76.4%), 사업시설관리·임대 서비스업(26.2%) 등이 약진하면서 전체 서비스 생산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 관광객들이 예전보다 늘면서 관광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하지만 기존 단체 위주의 방문이 아직 답보상태인데다 개별 관광객 역시 씀씀이가 그리 크지 않아 역내 경제 파급효과를 키우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관광시장 주축이라 할 국내 관광시장 침체가 여전한데다, 소비 역시 살아나지 않는게 내수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10일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847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4만여 명보다 4.0% 늘었습니다. 이같은 증가세엔 외국인 관광객 회복 영향이 커, 올해 외국인 관광객 방문객은 116만여 명으로 지난해(32만여 명) 대비 254% 상당 급증했습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 돌파 기록 역시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6일 앞당겨 달성하는 등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 속도는 가파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국인 관광시장은 여전히 부진한데다, 다만 감소세가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월별 1월 –6.2%로 시작해 2월 –13.2%, 3월 –10.5%, 4월 –5.3%, 5월 –4.5%로 감소 폭이 줄다 6월 –8.1%로 다소 주춤했다가 7월 –2.7%(잠정치)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제주도는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 당국은 고비용을 비롯한 ‘바가지’ 논란에 ‘비계 삼겹살’, ‘해수욕장 갑질’ 등 갖가지 부정적 이슈로 인해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되는 데 따라, 제주도지사 직속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관광 품질관리를 위한 원스톱 ‘불편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관광 품질과 가격 관리 강화를 서두르고 나섰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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