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 악용 '굿즈 갑질' 4대 아이돌 기획사 제재
K팝 굿즈 시장 급성장…4대 기획사만 연간 7천억 원
공정위 직권조사…전자상거래법 위반 '수두룩'
[앵커]
아이돌 굿즈를 팔면서 법을 어겨온 하이브와 YG, SM, JYP 등 4대 K팝 기획사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습니다.
법에서 정한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멋대로 줄이고 제품에 문제가 있어도 이른바 언박싱 영상이 없으면 교환, 환불도 안 해줬는데, 팬심을 악용해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이돌 공연 관람에 응원봉은 필수입니다.
스타의 얼굴이나 이름을 담은 기념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팬 덕분에 K팝 굿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와 YG, JYP, SM엔터, 이 4대 K팝 기획사의 굿즈 판매 자회사 매출은 연간 7천억 원에 육박합니다.
하지만 소비자 민원이 잇따르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 사이트를 조사해보니 불법 투성이었습니다.
일단, 법에서 정한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멋대로 줄여왔습니다.
소비자는 단순변심이라도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하자가 있으면 3개월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합니다.
업체들은 하지만 하자가 있더라도 7일 이내에만 접수 가능하다고 표시했습니다.
배송 중 물건이 분실됐을 때도 30일이 넘으면 보상을 못 받는다고 표시해왔습니다.
음반이나 도서, DVD 등을 제외하면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뜯어도 청약철회가 가능하지만, 컵에도 포장을 훼손하면 교환·환불이 안된다고 표시했습니다.
물건을 팔 때 다툼이 있는 경우 최종 입증 책임은 판매업자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구성품이 빠졌거나 제품 불량일 때도 개봉 동영상, 이른바 언박싱 영상이 없으면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해왔습니다.
물건에 소비자의 이름을 새기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예약주문에 불과한 상품을 '주문 제작 상품'으로 표기하며 청약철회를 제한해왔습니다.
공정위는 4대 K팝 기획사의 굿즈 관련 자회사들에게 시정명령과 경고를 내리고, 과태료 천5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박민영 /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감시팀장 : 이번 조치는 아이돌 굿즈의 주된 수요 계층이지만 전자상거래법상 권리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엔터업계의 위법행위를 적발·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K팝 기획사들은 굿즈를 만드는 수급사업자에게도 갑질을 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K팝 수준은 세계적으로 도약했지만 상도덕은 아직 미흡합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촬영기자 유준상 디자인 이나은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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