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前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우리은행 또 '내부통제' 구멍

박동해 기자 김근욱 기자 2024. 8. 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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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대규모 금융사고에 이어 전임 회장과 연관된 부정 대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11일 뉴스1의 취재와 금감원의 발표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 원(42건)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고 이 중 350억 원(28건)이 부정하게 대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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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금융사고에 지주 회장 연관 부정대출 정황
'700억 횡령 사건' 이후 개선책 내놨지만 유명무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2024.6.11/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김근욱 기자 = 우리은행이 대규모 금융사고에 이어 전임 회장과 연관된 부정 대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경영진이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하고 제도 개선책을 내놓았음에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진 못했다.

11일 뉴스1의 취재와 금감원의 발표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 원(42건)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고 이 중 350억 원(28건)이 부정하게 대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의 수사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년 9개월 동안 손 전 회장의 친인척들이 전·현직 대표로 있거나 대주주로 등재된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 23차례 걸쳐 454억 원을 대출했다.

우리은행이 또 다른 9개 차주에 대해 실시한 162억 원(19건)의 대출 역시 원리금 대납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이 대출금의 실제 자금 사용자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특히 금감원은 총 616억 원의 대출 중 350억 원(28건)이 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 통상의 기준 및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취급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당 대출들은 허위로 조작된 문서를 바탕으로 실행되거나 담보 가치가 없는 담보물을 근거로 이뤄지는 등 부정의 정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이후 친인척 관련 대출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감원은 "지주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계에서 지주 및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우리은행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우리은행에서는 180억 원 규모의 대출 사기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은행의 지방지점 대리 A씨는 기존 대출 고객의 명의를 도용해 위조 대출 신청 서류를 본점 담당자에게 전송하고 마치 정상적인 대출인 것처럼 속여 177억 7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 A 씨는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 2명에게 연락해 "대출금을 잠시 인출해야 한다"고 속여 2억 2000만원을 지인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 사건의 검찰 수사에서 우리은행의 관리·감독이 미흡했음이 드러났다. 당시 A씨가 근무하던 지점에서는 결재권자가 없을 시 실무자가 시급한 대출 결재를 대신 결제하는 관행이 있었고 A 씨는 이를 이용했다.

또 고객 계좌 입금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대출금은 고객 명의 계좌로 입금되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우리은행 본점은 고객 계좌가 아닌 지점으로 대출금을 송금했고 이를 지점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본점에서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해 왔다. 우리은행은 2022년 말 본부감사부를 신설하고 여신 사후관리를 총괄하는 여신관리본부도 신설했다.

하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도 연이어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주회사의 회장까지 부정 대출에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오면서 추가적인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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