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SM 등 아이돌 굿즈 판매 4사 제재…“교환·환불 제한”

아이돌 굿즈 등을 팔면서 상품 교환과 환불을 임의로 제한한 판매사업자 4곳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공정위는 하이브와 SM, JYP, YG의 아이돌굿즈 판매사업자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경고와 과태료 총 1,050만 원을 물리기로 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제재 대상이 된 사업자는 ㈜위버스컴퍼니, ㈜와이지플러스, ㈜에스엠브랜드마케팅, ㈜제이와이피쓰리식스티입니다.

이들은 사이버몰의 상품 상세페이지와 FAQ 등에 소비자들이 교환과 환불을 받는 등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간을 임의로 줄여 기재했습니다.

가령, 상품에 결함이나 하자가 있으면 소비자는 상품을 받고 ‘3개월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지만 상품 결함이 있더라도 ‘7일 이내’에 교환과 반품을 할 수 있다고 표기하는 식입니다.

SM브랜드마케팅은 파손·불량 상품의 교환·반품 기간을 ‘7일’로 공지했고, JYP쓰리식스티는 불량·오배송의 경우, 배송이 완료되고 ‘7일 이내’에만 반품할 수 있다고 표기했습니다.

상품 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소비자 부담으로 떠넘긴 곳도 있었습니다.

SM브랜드마케팅은 소비자가 단순 변심으로 상품을 반품할 때, 판매자 측이 반품 접수 이후 ‘7일 이내’에 상품을 배송받지 못하면 반송될 수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위버스컴퍼니와 SM브랜드마케팅, JYP쓰리식스티는 배송 중 상품이 분실되거나 반송되는 등 문제가 생길 경우 상품이 출고되고 ‘한 달이 지나면’ 보상이 어렵다고 알렸습니다.

또 소비자가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상품과 조건에 제한을 걸기도 했습니다.

위버스컴퍼니와 SM브랜드마케팅은 복제 위험이 큰 상품이 아닌데도 포장을 열거나 포장지가 훼손되면 반품 접수가 불가능하다고 표기했습니다. SM브랜드마케팅과 JYP쓰리식스티는 상품을 열 때 촬영한 동영상이 없으면 구성품이 누락돼도 교환과 환불을 받기 어렵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외에 단순히 예약을 받아 판매하는 상품임에도 ‘주문 제작’을 빌미로 교환과 환불을 막거나, 사인회 응모 등 이벤트성 상품이라는 이유로 응모 기간이 지나면 취소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또 ‘5mm 이하의 찍힘이나 스크래치’, ‘온습도 영향으로 생기는 상품 변형’은 하자로 인정하지 않는 등 판매자가 하자 기준을 임의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고지들로 사업자들이 거짓 또는 과장된 방법으로 소비자의 청약 철회를 방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적으로 청약을 철회할 수 있음에도 불가능한 것처럼 알려 소비자가 청약 철회를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만들었단 겁니다.

이는 전자상거래법상이 금지하는 청약철회 방해 행위에 해당한단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공정위는 또 위버스컴퍼니가 상품을 팔면서 ‘다음 분기 내 순차 배송’ 등으로만 표기하고, 상품을 공급할 시기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은 행위도 적발했습니다.

이런 행위는 소비자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거래 조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품 공급 시기를 표시하도록 한 전자상거래법 위반이라고 봤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4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경고 조치를 부과하고, 과태료 총 1,050만 원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위버스 컴퍼니가 300만 원, 나머지 3개 사업자가 250만 원씩 물게 됩니다. 다만, 사업자들이 위법 사항을 자진시정한 점을 고려해 과징금액을 감경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아이돌 굿즈의 주된 수요계층이지만 전자상거래법상 권리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엔터업계의 위법행위를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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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