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LG도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중국산 장악한 시장 흔들까
LG전자가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동시에 가능한 일체형(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LG전자가 두 기능을 한데 묶어 상품화한 것은 첫 로봇청소기 제품을 출시한 지 21년 만이다. 최근 삼성전자도 올인원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바 있다. 국내 가전 양대산맥인 이들 두 업체가 ‘로보락’ 등 중국 브랜드들이 장악한 로봇청소기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오는 15일 올인원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먼지 흡입과 물걸레질, 걸레 세척·건조를 한 번에 알아서 해주는 ‘올프리(All-Free) 솔루션’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각종 센서를 이용해 최적의 경로를 찾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 청소 중에 카펫을 인지하면 먼지 흡입력은 높이고 물이 닿지 않도록 걸레는 들어올린다. 100여종의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20㎜ 높이의 문턱도 넘을 수 있다.
LG전자는 기존 올인원 로봇청소기의 대표적인 불편점인 ‘오수통 냄새’를 잡기 위해 전용 관리제도 자체 개발했다. 해당 관리제를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합물 생성을 약 30% 줄여 악취 발생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LG 로보킹 AI 올인원은 물걸레를 세척할 때 이 관리제를 자동 분사한다. 아울러 열풍 건조를 사용해 냄새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
청소기가 알아서 물을 채우고 비우는 ‘자동 급배수’ 키트가 적용된 모델은 219만원, 키트가 없는 모델은 199만원이다. 자동 급배수 키트의 별도 구매 비용은 20만원이다. 신제품은 중국 로봇기업 ‘실버스타그룹’과의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으로 제조됐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일체형 로봇청소기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출시했다. 사실 국산 올인원 제품 출시는 다소 늦은 편이다. LG전자는 2003년, 삼성전자는 2006년 각각 로봇청소기를 처음 선보였으나, 이후 20여년간 먼지흡입용과 물걸레용을 별개 제품으로 출시해왔다. 두 기능을 동시 탑재하면 냄새·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TV·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에 집중하느라 로봇청소기에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그 빈틈을 중국 업체들이 치고 들어왔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나르왈 등 중국 브랜드들은 2020년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해왔다. 올인원 제품은 1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이지만 진공청소·걸레질이라는 두 가지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국내 기업들은 탄탄한 애프터서비스(AS)망과 고객관리 측면에서 중국산에 비해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가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LG전자는 “고객이 신제품을 구독하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작동 상태 점검, 자동 급배수 키트 및 오수통 스팀 세척, 먼지통 청소 등으로 빈틈없이 관리해준다”며 “구독기간 중에는 무상수리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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