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자 펠레’ 마르타, 6번째 올림픽 도전에서도 품지 못한 금메달···“16년의 기다린 은메달 자부심” 미소 속에 현역 은퇴

이정호 기자 2024. 8. 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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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의 금메달은 12년 만에 우승한 미국이 차지했다. 경기에는 또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브라질 여자축구의 ‘전설’ 마르타였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1986년생 마르타는 중앙선 부근에서 눈물을 흘리는 후배들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미국 선수들을 축하했고, 미국 선수들은 마르타에 경의를 표했다.

여자 축구선수로 6번의 월드컵과 6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다. 단순히 계산해도 26년간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해야 가능한,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브라질 대표 선수로 무려 185경기에 출전한 ‘전설’ 마르타는 끝내 올림픽 금메달을 품지 못한채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마르타는 눈물을 잠시 보였지만, “기쁨의 눈물”이라고 했다.

브라질 여자축구대표팀은 11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결승에서 미국에 0-1로 졌다.

‘삼바축구’ 브라질은 남자 뿐 아니라 여자축구에서도 강세다. 그러나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음에도 아직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에 세 차례 올랐지만 모두 은메달(2004·2008·2024년)에 그쳤다. 세 번 모두 여자축구에서 최강팀(올림픽 최다 우승 6회)으로 군림하는 미국에 졌다. 다른 세 번은 4위로 마쳤다.

마르타는 경기 뒤 “나는 감사함과 행복감으로 울었다. 은메달을 따서 우는게 아니다. 이 은메달을 따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극복해야 했나”며 “사실 2004년과 2008년에 은메달을 땄을 때는 그렇게 자랑스럽지 않았다. 우리가 다시 올림픽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 16년을 기다렸다. 솔직히 브라질이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없었는데 우리는 메달을 가지고 여기를 떠나게 됐다”며 후배들이 이뤄낸 성과에 감격해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타는 지난해 2023 FIFA 여자 월드컵에도 출전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마르타는 당시 “이제 나에게 월드컵은 없다”고 슬퍼했다. 파리 올림픽까지 커리어를 연장했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 이어졌다.

마르타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브라질이 8강이나 4강에서 탈락하면 마르타의 ‘라스트 댄스’는 허무하게 끝나버릴 수도 있었지만, 후배들의 활약으로 결승 무대까지 섰다. 이날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16분 투입되면서 브라질의 주잔 완장을 찼고, 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 포인트 없이 올림픽 무대에서 퇴장했다.

마르타가 18살부터 시작한 올림픽 여정은 마침표를 찍는다. 자신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마르타는 “이 메달은 브라질 여자축구가 경쟁력 있고 재능 있는 모습을 보는 데서 우리가 느꼈던 자부심이 돌아온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타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만 6차례(2006·2007·2008·2009·2010·2018년) 수상했고, 여자 월드컵에 6차례 출전해 17골을 터트리며 역대 여자 월드컵 최다골 기록을 남긴 레전드다. 올림픽에서도 이번 대회 직전까지 5개 대회에서 모두 골맛을 보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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