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해킹 배후는 이란"…지목한 배경은 '이것'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밴스와 루비오에 대한 문서 등 포함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가 해킹을 당해 내부 문서가 유출됐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란이 벌인 짓"이라고 주장했으나 아직 단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사이버 전쟁이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로버트'라는 이름의 익명의 이메일 계정에서 해킹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캠프 내부 문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 오간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부통령 후보 지명과 관련해 오하이오 주의 상원의원인 J D 밴스와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에 대한 조사 내용이 담겨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복수 관계자로부터 문서의 진실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23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271페이지 분량의 문서는 밴스의 과거 기록과 발언에 대한 공개 정보를 정리했다. 트럼프에 대한 밴스의 과거 비판 발언 등을 '잠재적 취약점'으로 지목했다. 폴리티코는 지난달 트럼프 암살 시도 후 미국의 정보기구와 가까운 고위 관료들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죽일 수 있는 물리적인 폭력 행동 뒤에 이란이 있다는 정보를 여러 정보원에게서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2020년에 이란 군사장교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다.
미국 대선 결과가 세계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에 각 캠프의 핵심 관리자들은 해킹 등 외부 공격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해커들은 지난 6월 미국 대선 캠페인을 주관하는 고위 관리자 계정을 해킹했다. MS는 어느 캠프가 해킹을 당했는지 등에 관해 밝히지 않았다.
MS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단체들은 정치 캠페인 정보를 수집해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니오씽커(Nio Thinker)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진보성향 뉴스 사이트, 서배나 타임(Savannah Time)은 성소수자 문제와 성 전환 등에 집중하는 보수성향 뉴스 사이트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이란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미국 출판물 일부 콘텐츠를 표절했다고 MS는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해커의 신원이나 동기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일부 내부 통신이 해킹당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소스에서 불법으로 취득한 것으로 올해 대선에 간섭하고 우리의 민주적 과정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이란 해커들이 지난 6월 캠페인 고위 관계자에 피싱 이메일을 보냈다"는 MS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이는 대통령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 선출시기와 가까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을 공격 주체로 볼 만한 추가정보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청 대변인은 "이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의 공포 통치를 중단시킬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란에 강경 외교를 펼칠 것을 우려해 트럼프 당선을 저지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이란 정부는 이와 관련해 특별한 논평을 하지 않았다.
앞서 2016년에도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의 계정이 대선 전에 털린 적이 있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 내부 논의가 외부에 유출된 사건이다. 이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이어졌고, 2017년 미국 법무부는 선거에 대한 러시아 개입과 트럼프 측근이 해킹 노력에 역할을 했느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하며 특별검사로 로버트 뮬러를 임명했다. 뮬러 검사는 트럼프나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로 형사고발을 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와 관계자들이 중요한 통신 및 증언을 확보하는 데 대한 조사관들의 노력을 방해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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