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포기하지 않을 오타니, "당신들이 투타 겸업 가치를 알아?" LAD 단장[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올시즌 타자로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어 잘 드러나진 않지만, 그는 투수로서 재활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오타니는 다저스타디움 좌측 외야 파울라인 부근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수 십명에 달하는 취재 및 영상 기자들이 그 장면을 보기 위해 몰려들어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ESPN은 당시 상황을 '오타니는 선 자세로 다리를 벌린 뒤 허리를 뒤로 젖혀 왼다리를 키킹하며 공을 던졌다. 총 71회의 캐치볼을 실시했는데, 다저스 수석 트레이너인 토마스 앨버트가 휴대용 스피드건으로 공의 스피드를 기록하고 있었다'며 '오타니가 재활을 진행해 나가면서 마침내 정확한 구속에 관심을 갖고 체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토미존 서저리(TJS)'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으나, 2018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생애 두 번째로 '사실상' 두 번째로 해당 수술을 받은 셈이었다.
이 수술의 재활 기간은 타자의 경우 6~8개월이지만, 투수는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걸린다. 오타니가 올해 개막전부터 타자로 출전할 수 있었던 반면 투수로는 한 시즌을 쉬기로 한 이유다. 지금 오타니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별한 재능 두 가지 중 하나를 감춘 채 준비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오타니는 피칭 재활을 지난 3월 말 시작했다. 30피트 거리에서 캐치볼을 시작해 지금은 150피트의 거리에서 전력의 85% 정도를 들여 던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캐치볼을 1주일에 3번 실시하는데 조만간 4번, 5번으로 더 늘릴 예정이다.
이 정도 단계라면 9월에는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활 속도는 오타니의 의사에 따라 조절되지만,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 실전과 비슷한 수준의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다저스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실전과 비숫한 수준이라면 라이브 피칭과 시뮬레이티드 게임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투타 겸업을 포기할 리 없는 오타니의 피칭 재활은 그야말로 '진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가 굳이 투수를 병행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건 새삼스럽지만, 정규시즌 종료를 7주 정도 앞둔 시점에서 투타 겸업 재개에 대한 '찬반 양론(pros and cons)'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투타 겸업 반대 입장의 내용은 이렇다. 올시즌 오타니의 공격 지표는 거의 모든 부문서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일 현재 타율 0.302(444타수 134안타), 87득점, 35홈런, 83타점, 32도루, 출루율 0.389, 장타율 0.622, OPS 1.011을 마크 중이다.
8월 들어 타율과 출루율에서 기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지금의 페이스를 산술적으로 적용하면 49홈런, 116타점, 122득점, 45도루가 가능하다. 각 부분의 커리어 최고치는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다.
타격에만 집중하면 매년 MVP를 차지할 수 있는 수치를 낼 수 있는데, 굳이 부상 위험이 높은 투수를 병행할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투수를 포기하고 대신 외야수 연습을 하면서 지명타자가 수비가 가능한 '오타니'로 변신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오타니가 아닌 관찰자의 시각에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오타니에게 투타 겸업은 '숙명(宿命)'과도 같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투수와 타자로 최고 수준의 기량으로 메이저리그 진출해 최종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을 꿈꿨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이에 대해 ESPN에 "오타니의 투타 능력은 기하급수적 가치를 지닌다. 타격 측면이 조금 퇴보한다고 해도 여전히 MVP급이다. 그런데 그는 투수까지 할 수 있다. 올해 타자로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투타 겸업 능력을 여전히 평가절하하는 의견들이 존재한다"며 투타 겸업 반대론자들을 겨냥했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온전히 수행하기 시작한 2021~2023년까지 3시즌 동안 누적 fWAR은 26.1로 전체 1위다. 같은 기간 2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의 21.5보다 4.6이 높다. 투타를 합친 WAR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날 현재 타자로만 6.0을 마크 중이다. 가장 유력한 MVP 후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중요한 건 오타니 본인이 두 가지 다 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투타를 모두 엘리트 수준으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 팀은 더 좋아질 것이다. 난 부정적인 쪽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찬성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두 차례 토미존 수술을 받은 투수의 재기 성공 가능성이다. TJS를 두 차례 이상 받은 투수 157명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네이선 이발디, 제임슨 타이욘이 꼽힌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리드 수술' 덕분에 재기 성공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제한적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제이콥 디그롬, 탬파베이 레이스 셰인 맥클라나한, 다저스 워커 뷸러가 두 번째 TJS를 받고 재활을 진행 중이다.
2018, 2019년, 두 시즌 연속 NL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은 마이너리그 시절인 2010년 10월, 그리고 13년 후인 작년 6월 두 번째로 TJS를 받았다. 디그롬은 현재 막바지 재활 단계에 접어들어 9월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맥클라나한은 2015년 10월에 이어 작년 8월 두 번째로 TJS를 받아 올해까지 재활을 진행 중이고, 뷸러는 2015년 8월에 이어 2022년 8월, 두 번에 걸쳐 TJS를 받았지만, 올시즌 복귀해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4로 부진한 뒤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즉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엘라트라체 박사가 TJS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을 '전례'로 삼기는 곤란하다. 오타니가 작년 가을에 받은 팔꿈치 수술은 엄밀히 보면 TJS가 아니라 내부에 버팀대를 댄 수술(internal bracing procedure)이었다. 오타니가 받은 이 수술은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의 아랫부분, 즉 앞 팔에 가까운 부위라 파열되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보통 회복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이런 이유로 오타니는 6개월 재활 만에 올시즌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다저스 구단이 그에게 10년 7억달러을 안겨준 것도 투타겸업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코치는 "오타니는 투수로서 이전 실력의 90% 수준만 회복해도 우리에게는 이익이 남는다"고 했다.
앨버트 트레이너는 "오타니는 유일하지는 않아도 여태까지 재활을 한 사람 중에 최고다. 성공적으로 돌아온다면 그는 이전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 그가 성공적으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는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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