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덕분에 13년 만에 경복궁 가보네
펄어비스 검은사막의 신규 업데이트 '아침의 나라 서울'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문화 유산을 구현했다. 검은사막 속의 고퀄리티 그래픽 문화 유산들은 우리 전통의 멋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직접 눈으로 문화재를 보면 더 체감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8일 아침의 나라 서울을 출시하는 동시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경복국 컬래버레이션을 실시했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의 궁궐, 종묘, 사직, 왕릉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담당하는 국가유산청 소속 책임운영기관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경복궁 컬래버레이션은 경복궁 내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 총 3개 장소에 설치된 알림판으로 아침의 나라 서울에 정교하게 구현된 인게임 모습을 실제 건축물과 비교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다.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서울을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게이머로서 실제 경복궁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한다고 하니 이 기회에 직접 경복궁을 방문했다.
경복궁을 방문한 건 약 13년 만이다. 외국인 친구와 종로 부근을 돌아다니다가 얘기가 나와서 잠시 방문했다. 당시 해외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외국인 친구 앞이니까 괜히 잘 아는 척, 마음 속으로는 "궁궐 돌아다니는 것이 뭐가 어렵겠어"라는 마음으로 안내서를 챙기지 않고 무작정 들어갔다가 길을 찾지 못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찾은 경복궁은 역시나 해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경복궁 입장권은 1인 기준 3000원이다. 다만 한복을 입은 방문객은 무료다. 한국 전통 의상을 알리는 동시에 보다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다.
검은사막과 관련된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다. 메인 건축물들이고 가까운 위치에 배치돼 있다. 각 건축물에 도착했다면 안내판을 찾아야 한다.
이 때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게임과 현실 속 문화재의 컬래버레이션은 흔히 볼 수 없는 이벤트다. 그만큼 마케팅 노출도나 주목도를 높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찾기 어렵다. 기자도 근처에 가면 잘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근정전 안내판을 놓쳐서 다시 뒤로 돌아오기도 했다.
물론 문화재에 인공적인 요소를 추가하면 이질적인 느낌을 제공할 것이다.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되는 민감한 문제다. 게다가 문화재에는 게임을 즐기지 않은 관람객의 비중도 높으니까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마케팅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경복궁역이나 오는 경로에서 안내를 적극적으로 했다면 "한국 게임이 한국 문화를 적극 이용한다", "한국 문화를 잘 반영한 게임이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관심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소소한 아쉬움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안내판의 QR 코드를 활용해 링크에 접속하면 검은사막 속 경복궁과 비교할 수 있다. 당연히 현실 건축물이 더 멋지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 속에 녹아든 감동은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외관적인 부분의 경우 펄어비스가 세밀하게 관찰하며 구현했다는 것이 물씬 느껴졌다. 참고로 한국 건축물들은 날씨에 따라 감상할 때의 느낌이 전혀 다른데 그것도 게임 속에서 체감 가능했다.
경복궁을 방문하고 생각해 보니까 막상 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이 의외로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넥슨에서 발표한 조선 시대 판타지 배경 PC, 콘솔 오픈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 2XTF'도 정말 오랜만에 제작되는 한국 문화 기반 게임이다.
단순 문화 유산뿐만 아니라 순천만이나 성산일출봉 등 외국에서는 보기 힘든 고유의 지형도 많다. 이를 RPG 필드로 구현한다면 한국 자체를 보다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산나비, 스텔라 블레이드, 퍼스트 디센던트 등 한국 게임의 위상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높아졌으니 앞으로도 더 많은 한국 문화 기반 게임이 나오길 바란다. 그 관점에서 검은사막 아침의 나라 서울을 제작한 펄어비스에게 엄지척을 보내주고 싶다.
- '경복궁 속 검은사막'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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