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전동스쿠터… '맥주 한 잔'→ 면허 취소 수준?

이정한 2024. 8. 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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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혐의’ 슈가, 소속사 빅히트와 엇길린 해명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31·본명 민윤기)와 소속사 빅히트가 사실과 다른 해명을 내놓으면서 사안 축소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빅히트가 “착오로 잘못 전달했다”며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입장문을 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혐의가 알려진 7일 슈가는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경찰이 슈가에 대해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혐의라고 설명했는데도 슈가 측은 전동 킥보드라는 주장을 유지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는 “(슈가가) 음주 상태로 귀가하던 중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했다”고 설명했고, 경찰 관계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전동 스쿠터가 맞다”고 반박했다.

◆“술 마시고 전동 킥보드 운전”

슈가가 몰았던 이동장치 종류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 등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된다.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자동차 음주운전과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다만 원동기 장치 자전거 중 개인형 이동장치(PM)의 경우 음주운전으로 단속돼도 통고처분만 받는다. 범칙금 10만원을 부과하고 일정 기간 안에 납부하면 처벌을 면해주는 행정처분이다.

술을 마시고 ‘최고속도 시속 25㎞·차체 중량 30㎏ 미만’의 개인형 이동장치가 아닌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 0.2% 미만)을 넘는 0.227%로 파악됐다. 수치가 0.2%를 넘으면 면허취소 처분과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동장치 논란에 대해 빅히트는 8일 입장문을 다시 내고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드렸다”며 “제품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말씀드린 데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범칙금과 면허 취소 처분됐다”

사건이 종결된 것처럼 말한 것도 논란이다. 빅히트와 슈가는 ‘범칙금을 부과받고 면허가 취소됐다’고 말해 통고처분 후 귀가한 것처럼 표현했다. 이에 경찰은 “통고처분이 아니라 형사 입건된 것”이라며 추가 조사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사안을 축소했다는 논란이 일자 빅히트는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며 “내부 커뮤니케이션 착오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 드린 점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몰고 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JTBC 뉴스룸 캡쳐
◆“500m 이동, 맥주 한 잔”

슈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잠깐 운전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해졌는데,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을 크게 웃돌았다.

술을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탄 거리를 500m라고 말한 점도 ‘사안 축소 의혹’을 더한다. 빅히트는 “전동 킥보드로 500m 이동했다”고 했고, 슈가도 “가까운 거리라 안일한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슈가가 안장이 달린 전동 스쿠터에 앉아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영상 속 위치와 슈가의 집까지 거리가 직선상으로 500m가 안 되는 것이지 실제 주행 거리는 더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슈가는 6일 오후 11시27분쯤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인근 거리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넘어진 채로 경찰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슈가를 돕다가 술 냄새를 맡고 인근 지구대로 넘겼다. 슈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슈가에 대해 병무청은 “근무시간 이후 개인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별도 징계는 없다고 밝혔다.

슈가는 앞서 “실망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돼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책임이기에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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