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사태'보다 많다…9000명 몰린 '티메프 집단조정', 조정안 언제?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여행상품 환불 지원방안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구제하기 위한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9000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몰렸다. 과거 머지포인트 사태 때보다 약 2000명 많은 숫자다. 다만 이들이 실제 조정안을 받아보는 건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된 '티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구입대금 환급 요구'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한 신청자는 9028명이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7203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가장 최근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사건 집단분쟁조정 신청자(5048명)보다도 많다.

소비자원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신청 내용 수정 기간을 가진다. 다만 수정 기간에 추가신청은 받지 않는다.

집단분쟁조정은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속한 구제를 위해 소비자원, 지방자치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신속히 보상 규모와 방식 등을 합의하는 제도다.

앞서 정부는 여행·숙박·항공권 분야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집단분쟁조정 당사자는 여행상품 판매자와 중개플랫폼인 티메프가 모두 해당한다. 조정안에는 환불자금이 없는 티메프뿐 아니라 여행사 등이 어떻게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지에 대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현재 PG(전자지급결제대행)·카드사들은 티메프에서 일반상품을 구매했으나 배송받지 못한 경우에 대해 환불 처리하고 있다. 다만 여행·숙박·항공권 관련 상품은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여행사는 티메프로부터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했기 때문에 PG사가 환불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PG사는 소비자가 실제 여행을 가진 못했지만 이미 여행을 확정한 만큼 여행사가 소비자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소비자도 판매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인 만큼 일부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같은 제품·서비스의 일반적인 가격보다 큰 폭의 할인을 하는 상품을 구매할 때는 소비자가 어느 정도 위험을 인지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분조위 조정안이 나오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머지포인트 사태 당시 집단분쟁조정은 신청 접수 이후 조정안이 나오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렸다.

그마저도 당사자들이 분쟁조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이후 소비자원이 집단분쟁조정 참여 피해자의 민사소송 변호사 비용을 지원했고 지난달 나온 1심 판결에서 이용자들이 승소했다.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사건의 경우 지난 3월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마감했지만 아직까지 조정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