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아니라 친일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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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6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했다.
이튿날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대통령실)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열린 광복회의 연석회의에서는 8월15일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 현장에서 우발적인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 섞인 전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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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2024년 8월6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했다. 이튿날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대통령실)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열린 광복회의 연석회의에서는 8월15일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 현장에서 우발적인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 섞인 전망까지 나왔다.
이번 인사도 일본과의 역사 문제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종일관 보여준 태도의 연장선에 있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강제’라는 표현을 넣어달라고 했다가 일본이 거부하자 이내 요구를 접은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7월31일, 식민지 근대화론자인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임명했고, 2월에는 같은 계열인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했 다.
그런데도 독립운동 유관기관과 관계자들은 유독 김 관장 임명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누적된 불신이 임계치를 넘어섰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항일 독립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기관의 최고 책임자로 일제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인사를 앉힌 것은 독립운동에 대한 부정을 넘어 모욕 주기로 받아들일 만하다. 종교계라면, 개신교도에 의한 불상 훼손 사건에 빗댈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3·1절 기념식에서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일본 극우의 역사 수정주의를 비추는 거울상이다. 그런 그가 2021년 6월9일 첫 대선 행보로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건 의아하다. 우당의 손자인 이종찬 회장이 ‘용산 밀정’을 언급한 건, 윤 대통령이 지금 본의 아니게 뉴라이트한테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하고 있다고 봐서일까.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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