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떠난 삼성의 그 자리, 그 이상의 선수로 채워지나… 신의 한 수가 '반짝반짝'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삼성 외야의 사령관은 오랜 기간 박해민(34·LG)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2014년 삼성의 주전 중견수로 자리한 박해민은 3할에 도전할 수 있는 콘택트, 리그 최고의 주루 능력,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넓은 수비 범위와 포구 능력으로 이름을 날렸다. 장타를 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런 박해민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떠났다. 오랜 기간 박해민이 이 자리를 공고하게 지켜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삼성으로서는 대안을 실험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한 번에 메우는 게 쉽지 않았다.
실제 박해민이 떠난 뒤 삼성의 중견수 자리는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봤다. 2022년 이후 삼성의 중견수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는 김현준이었다. 하지만 경기 수는 적었다. 2022년은 102경기, 2023년은 104경기에 뛰었다. 주전 중견수들이 보통 120경기 이상 나선다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이 박해민의 후계자를 확실하게 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올해 가능성이 보인다. FA를 영입한 것도 아니고, 새로운 선수가 나온 것도 아니고, 외국인으로 메운 것도 아니고, 트레이드를 한 것도 아니다. 역설적으로 답은 내부에 있었다. 그간 팀의 중앙 내야를 지켰던 김지찬(23)이 박해민의 후계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지찬은 입단 이후 주로 2루를 봤다. 그러나 송구 쪽에서 문제가 있었다. 선수도 부담을 느꼈다. 좋은 콘택트와 리그 최고 수준의 발을 가지고 있었지만 완벽한 주전 선수가 되기에는 뭔가 허전했다. 그때 삼성은 결단을 내린다. 그간 내야에서 뛰었던 김지찬을 중견수로 돌렸다. 시즌 초에는 뭔가 도박과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분위기다. 김지찬은 중견수 수비에도 빠르게 적응하면서 자신감을 붙이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한시름을 놨다. 박 감독은 “김지찬은 우리 엔트리에 큰 상황이 발생했을 때나 2루로 쓸 계획이다. 지금은 중견수다”고 못을 박으면서 “수비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타구를) 따라다니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타구가 날아올 때 같이 쫓아갔다. 그래서 급하게 잡고 이런 상황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래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조금 미리 가서 잡는다. 워낙 주력이 좋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많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중견수 자리에서 꾸준하게 출전하니 타격 성적도 덩달아 오른다. 김지찬은 2022년 타율 0.280, 출루율 0.361을 기록했다. 장타보다는 콘택트와 발로 기여하는 선수다. 그렇다면 출루율을 더 높이는 게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지난해에는 99경기에서 타율 0.292, 출루율 0.408을 기록하며 이 부분의 개선이 이뤄졌다. 올해는 10일 현재 107경기에서 타율 0.318, 출루율 0.404를 기록 중이다. 많이 나가다보니 자연히 도루 개수도 늘어난다. 스타트와 스타트 동작의 깔끔함에서는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4할 출루율의 선수를 리드오프에 기용할 수 있다는 건 팀에 축복과 같은 일이다. 일단 나가면 언제든지 2루로 갈 수 있다. 단타를 2루타로 둔갑시킬 수 있는 효과다. 득점권에 가면 단타로도 홈에 들어온다. 상대 투수들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은 덤이다. 박 감독은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옆에서 보면 서 있는 자세 때 방망이가 조금 올라왔더라”면서 최근 타격폼의 수정이 맹타로 이어지는 비결이라 추측하면서 “올스타전 이후 그런 변화들이 느껴진다. 그때부터 타격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김지찬이 팀 타선의 폭발력을 좌우한다고 믿는다. 박 감독은 “우리 같은 경우 김지찬이 살아나가느냐 못 살아나가느냐가 지금 제일 중요하다. 김지찬이 출루를 했을 때와 출루를 못 했을 때의 득점력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김지찬의 요즘 컨디션이 너무 좋고, 구자욱이나 강민호가 해결해 주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바라봤다.
박해민과 김지찬은 유사한 지점들이 꽤 있다. 단신의 좌타자고, 일정 수준 이상의 콘택트를 가지고 있고, 리그 최정상급의 주력과 누상에서의 작전수행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원래는 내야수였지만 외야수로 갔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공격 성적은 박해민의 좋았을 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이 큰 것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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