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나는 과연 괜찮을까

한겨레 2024. 8. 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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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인공지능은 3D(3차원)프린터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2023년 어느 강연에서 어떤 분이 내게 건넨 말이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특히 3D프린터가 처음 나왔을 때 제2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처럼 이슈가 됐던 것에 견줘 실제로 산업 현장에 끼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았음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인공지능(AI)도 그저 지금 반짝하는 유행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부흥기부터 정보통신(IT) 업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여러 신기술과 그것의 적용을 다뤄온 입장에서 인공지능은 분명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3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에 대한 내 견해는 대단히 한정적인 상황에서 효율을 높여주는 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만 해도 예상된 카테고리가 아닌 질문에는 답변의 정확도가 형편없었기에 인공지능 회의론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세상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2022년경부터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지피티(ChatGPT)를 필두로 미드저니나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툴이 쏟아져 나오면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렸다. 그때 나는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다양한 툴을 공부하고 이것이 지닌 한계에 대해 고민했다. 챗지피티로 딸을 위해 아동용 판타지 소설을 써보기도 하고, 미드저니를 통해 생성한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를 광고나 디자인의 요소와 결합한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들을 활용하기 위해 다각도로 궁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배운 것이 여럿 있는데,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 시대 속 개인의 성장법이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 방향성을 띤다. 첫 번째 방법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미지나 비디오 등과 같은 디자인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다. 주어진 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내가 상상한 것 혹은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인공지능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만들어준다. 게다가 인공지능 툴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연 단위나 월 단위가 아니라 거의 일 단위 수준으로 발전하고, 그 적용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툴인 소라(Sora)만 봐도 발전 속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인공지능의 뛰어난 기능을 내가 아닌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UX)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잘 짜인 기능으로 연결해 목적에 맞게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프로덕트(제품)로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인공지능의 대중화는 소수의 전문가가 아니라 대중이 불편 없이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이다. 그리고 이는 빅테크의 경쟁력과 직결될 문제인 만큼 현재 모든 빅테크 기업은 사활을 걸고 인공지능 기능을 그들의 프로덕트에 적용 중이다. 이는 디자인이 지닌 선(善)한 기능으로, 기술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좋은 예시다.

AI 시대 개인의 성장법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개인은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남아야 할까. 사실

오히려 내가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인공지능 시대, 나는 과연 괜찮을까?’와 같은 나를 향한 개인적인 질문이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시대의 큰 흐름 속에 들어와 있고, 이 안에서 생존(혹은 성장)하고자 하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고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센스와 뾰족한 감각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이 속 시원한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겠으나 격변의 시대에 비슷한 고민을 품고 있는 분들에게 생각할 거리 혹은 공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인 틱톡 본사 디자인 리더 leein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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