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결산] ④4번의 금물살 마르샹…5회 연속 우승 레슬러 로페스
체조 바일스·테니스 조코비치, 농구 미국 드림팀도 대회 빛내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8월 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을 찾아 테디 리네르와 포옹하고, 곧바로 라데팡스 수영장으로 이동해 레옹 마르샹(이상 프랑스)이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을 지켜봤다.
이렇게 스포츠 스타에게는 '대통령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12일 오전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마르샹과 리네르였다.
마르샹은 수영 경영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며, 파리 올림픽 최다관왕을 예약했다.
금메달을 따낸 4개 종목에서 모두 올림픽 기록을 세우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했다.
마르샹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지난달 29일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02초95를 기록해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올림픽 기록(4분03초84)을 경신하며 정상에 오른 마르샹은 1일 남자 접영 200m(1분51초21), 남자 평영 200m(2분05초85)에서도 연거푸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3일에는 마크롱 대통령 앞에서 펠프스의 개인혼영 200m 올림픽 기록(1분54초23)을 0.17초 단축한 1분54초06의 신기록을 세우고 대회 네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르샹은 이번 대회를 통해 프랑스 및 수영 경영 종목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센강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리네르는 매트 위에서도 금빛 행진을 벌였다.
리네르는 유도 남자 최중량급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리네르가 경기를 치를 때마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파리 식당과 거리에서도 '테디'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개인전 3번째 금메달과 단체전 포함 5번째 금메달을 수확하며, 화려하게 올림픽 무대와 작별했다.
파리 올림픽이 특별했던 것은 다른 나라 스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쿠바의 살아있는 레슬링 전설 미하인 로페스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종목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로페스는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를 6-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그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20㎏급),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이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초 올림픽 5연패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올림픽 역대 단일 종목 최다 연패 기록은 4연패였다.
로페스를 비롯해 육상 남자 멀리뛰기 칼 루이스, 수영 경영 남자 개인혼영 200m 펠프스, 여자 자유형 800m 케이티 러데키(미국), 육상 남자 원반던지기 앨 오터(이상 미국), 요트 파울 엘스트룀(덴마크), 레슬링 여자 자유형 63㎏급 이초 가오리(일본)가 달성했다.
로페스는 도쿄 대회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파리 올림픽에서 역사를 쓰겠다며 현역 복귀했고, 불혹을 넘긴 나이에 꿈을 이뤘다.
이날 경기를 마친 로페스는 매트에 입 맞춘 뒤 레슬링화를 매트에 벗어두고 내려왔다. 올림픽과의 진한 작별 인사였다.
극도의 압박감으로 고통받다가 다시 웃음을 되찾은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미국)도 이번 대회를 빛낸 스타였다.
2016년 리우 대회 4관왕인 바일스는 파리에서도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종목을 제패해 금메달 3개를 수집했다.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단체전에서 중도 기권하고, 개인 종합 결선 출전도 포기했던 바일스는 마지막 올림픽이 될 파리 대회는 웃으며 전 종목을 소화했다.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 위업을 이뤘다.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2-0(7-6<7-3> 7-6<7-2>)으로 물리치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해내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테니스 남녀 단식에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조코비치가 5번째다.
조코비치는 37세에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2012년 런던 대회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당시 31세를 훌쩍 뛰어넘는 최고령 기록도 작성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랜트, 조엘 엠비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미국 농구 드림팀은 가는 곳마다 눈길을 끌었다.
빅토르 웸반야마(프랑스),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 등 여러 나라 대표팀에 NBA 선수들이 포함돼 농구 팬들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은 '종합 선물 세트'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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