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성근 구명 의혹, 포커스는 이종호∙김건희”...야당발 ‘제보 공작’ 공방

방극렬 기자 2024. 8.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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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증언하라 압박” vs “회유 없어”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제보 공작' 주장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제기해온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씨가 임성근 전 사단장과 만난 적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제보자들을 회유하고 압박했다는 주장이 11일 나왔다. 의원실 관계자는 “(의혹의) 초점을 이종호씨와 김건희 여사에게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장 의원 측은 “제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진술 강요나 회유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 등을 종합하면, 장경태 의원실 보좌관 A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 이틀 전인 지난달 17일 제보자 B씨를 국회에서 만났다. B씨는 구명 로비 의혹 근거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멤버인 최모씨의 지인이다. 최씨와 B씨는 장 의원 측 요구에 따라 채팅방 대화 내용이나 관련 자료를 의원실에 넘겨준 상태였다.

당시 대화를 보면, 보좌관 A씨는 B씨에게 “저는 사실 뭘 부탁드리냐면, 결국 포커스가 이종호와 김건희한테 가면 나머지 곁가지들은 다 관심이 없어진다. 그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종호씨가 김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민주당 보좌관이 김 여사를 타깃으로 몰아가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B씨는 “그전에 했던 발언에 대해 (사실인 것처럼) 인정하란 말이냐”고 물었고, A씨는 “최소한 ‘증언을 들은 것이 맞다’(고 해야 한다)”면서 “임성근이 부정해도 이종호로부터 들었다고 해야 우리가 따져볼 수 있다”고 했다. 이종호와 임 전 사단장의 만남에 대해 증언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B씨는 주장한다.

앞서 최씨와 B씨는 지난 6월 27일 장 의원과 보좌관 A씨를 직접 만나 채팅방 내용을 제보하면서, “이종호가 임성근을 만났다고 들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씨 등이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이 만난 적 없어 발언을 정정하자 장 의원 측의 회유와 압박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B씨는 본지 통화에서 “장 의원 측은 최씨에게 ‘이종호와 임성근이 만났다’는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면서 “A씨는 ‘이러다 다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협박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와 임 전 사단장은 서로 알지 못하고 만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씨가 작년 3월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해 찍은 기념사진을 들어 보이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어떤 사이인지 질의하고 있다. 이 사진은 '멋쟁해병' 대화방에 있던 최씨 등에게 제보받은 자료다. /연합뉴스

반면 보좌관 A씨는 본지에 “최씨 등이 첫 제보와 달리 입장이 바뀌자 사실 규명을 위해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달 17일 만남 당시 B씨도 ‘나도 잘 모르겠다. 알아서 판단해라’라고 했지, ‘제보가 잘못됐으니 취소해달라’고 요구하진 않았다”며 “진술 종용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했다.

또 ‘김 여사에게 포커스가 가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A씨는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은 대통령실의 개입이기에, 김 여사가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그간 국회나 라디오 방송, SNS 등에서 “이종호 측 복수의 제보자가 먼저 제보했다”면서 김 여사를 통한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그러나 최씨는 “사실무근”이라며 장 의원 등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도 “장 의원 주장이 제보 내용과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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