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쫓는 사진가·관광객 발걸음에 망가지는 고랭지 배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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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사는 야경 전문 사진가 서모(40)씨는 최근 강원 정선군 새비재로 사진 촬영을 떠났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을 배경으로 화려한 은하수를 찍고자 카메라 삼각대를 펼쳤는데 저 멀리서부터 한 어르신의 고함을 들은 것이다.
그는 배추밭 인근의 사진가 및 관광객 수 십여명에게 "여기는 사유지니까 당장 나가고 농로에 대놓은 차도 빼라"며 "당장 문을 잠글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가장 먼저 사진 촬영을 위해 배추밭에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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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수원에 사는 야경 전문 사진가 서모(40)씨는 최근 강원 정선군 새비재로 사진 촬영을 떠났다가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드넓은 고랭지 배추밭을 배경으로 화려한 은하수를 찍고자 카메라 삼각대를 펼쳤는데 저 멀리서부터 한 어르신의 고함을 들은 것이다.
마구 역정을 내는 어르신은 배추밭 주인이었다.
그는 배추밭 인근의 사진가 및 관광객 수 십여명에게 "여기는 사유지니까 당장 나가고 농로에 대놓은 차도 빼라"며 "당장 문을 잠글 것"이라고 소리쳤다.
제법 많은 이들이 사진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다들 당황도 하고 몇몇은 철수하는 상황이었다.
서씨는 진입로를 잠그러 간 농장주가 돌아오면 다시 한번 정중히 부탁드려보고 그래도 나가라고 하면 철수하려고 좀 기다렸다.
이윽고 다시 돌아온 농장주는 마주치는 사진가들에게 다소 누그러진 말투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밭에 와서 곱게 사진만 찍고 가면 왜 자기가 소리치겠느냐"며 "어떤 사람들은 배추밭에 들어가고 다음 날 아침에 와보면 여기저기 쓰레기들 버리고 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차를 아래 주차장이 아니라 농지 진입로까지 끌고 와서 작업 차량 통행을 방해하기까지 한다"며 "이왕 왔으니 조용히 깨끗하게 찍고 가라"고 덧붙였다.
사진가들은 농장주에게 "뒷정리 잘하고 가겠다"고 송구함을 표했다.
서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진을 하는 입장에서 일부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나조차도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당시 느낀 점과 당부의 말씀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사진 촬영을 위해 배추밭에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칠흑같이 어둡고 불을 밝히지 못하는 이곳에서 밭을 들락거리면 아무리 조심한들 작물이나 밭 토양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고, 그걸 보고 관광객들이 따라 하면 배추밭이 훼손할 것을 우려했다.
또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잘 챙겨 나가고 차는 농로가 아닌 주차장에 세워놓을 것을 부탁했다.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으로 인한 관광지 훼손은 새비재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뉴월이면 화려한 샤스타데이지가 만발하는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는 여름까지 수백 대의 외부 차량이 뒤엉켜 주민 생활 불편이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무리하게 꽃밭으로 들어가 발자국을 남기고 쓰레기 투기도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귀한 관광객을 쫓아내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대응이 조심스럽다"며 "현장을 수시로 찾아 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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