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달만에 집나간 아내, 예물비용 돌려받고 싶어요[양친소]

성주원 2024. 8.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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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나이 마흔이 되어 뒤늦게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결혼을 못하니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큰돈 내고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했고 운이 좋았던건지 운이 나빴던건지 세 번째 만난 여성과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나이도 30대 후반이라 만난지 6개월 만에 결혼은 속전속결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의견차가 컸습니다. 남들 눈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녀는 식장부터 예물까지 보여지는 것에 집착했고 최고로 하길 원했습니다. 주위에서 다들 결혼준비는 힘들다고 저를 달래 주길래 모두 이런 줄 알았습니다.

결혼식 후 신혼집에서 함께 한 한달은 더욱 황당했습니다. 아내는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 싸움거리를 만들고, 출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친정에 가서 며칠씩 지내다가 오고, 주말에도 골프를 친다며 집을 비우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더니 결혼 한달만에 “더는 같이 살 자신이 없다”면서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다행히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고, 그녀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러려고 호텔 결혼식, 비싼 예물을 받았던 건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녀를 상대로 위자료와 결혼식 비용, 예물도 돌려받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고가의 예물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법적으로 보면, 약혼식 때 주고받은 예물은 혼인을 전제로 주고받는 것이어서 결혼을 했으면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혼인 기간이 짧았다고 하더라도 약혼예물을 돌려받을 순 없는데요.

하지만 결혼할 때 주고받은 결혼예물은 다릅니다. 법원은 결혼예물을 혼인이 상당 기간 존속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는 증여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보면 결혼생활이 상당 기간 존속한 경우에는 반환청구를 할 수 없고, 결혼생활이 상당한 기간 동안 존속하지 않았다면 반환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까 책임이 있는 쪽에서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사연자의 경우, 혼인기간이 한 달 정도인데요. 받을 수 있을까요?

△사연자와 아내 사이 잘잘못에 대한 부분은 사연만 봐서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없는데요. 사연자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아내가 한 달 만에 집을 나간 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내에게 귀책이 있다는 전제로 본다면, 대법원에서는 혼인이 성립된 경우라도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볼 수 없는 아주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에는 유책배우자가 아닌 배우자, 이 사연의 경우는 남편이죠. 남편이 원상회복으로 예물·예단 반환을 구할 수 있고 또 결혼식 비용, 혼인 생활을 위해 지출한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단기간이라면 어느 정도의 기간을 말할까요?

△이 부분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요. 실제 법원에서 단기간이 어느 정도의 기간이냐는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제시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결국 각각 사례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판례를 보면,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가면서부터 다투다가 신혼여행 갔다 오자마자 공항에서 각자 집으로 간 사안에서는 의미 있는 혼인 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은 ‘단기간이다. 의미 있는 혼인 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기간에 파탄됐다고 인정하고 책임 있는 당사자에게 위자료를 주라’고 결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식장 비용, 드레스 비용, 한복 대여비, 신혼 여행비까지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이 사안에서는 명품 핸드백까지 돌려주라고 판단 한 바가 있습니다.

-신혼여행 비용은 두 사람이 함께 쓴 건데도 돌려줘야하나요?

△앞선 판례에서 법원은, 신혼여행 비용은 불필요한 결혼을 진행하면서 쓴 비용이라고 봤습니다. 결혼이 아니었으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란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혼인파탄의 책임 있는 당사자가 전액 반환하라고 판단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헤어진 사례는 법원이 단기간이라고 봤고, 그렇다면 단기간 중에서 제일 긴 기간은 어느 정도 일까요?

△판례를 살펴보면 혼인기간 3~4개월이 많고 5개월 만에 헤어진 사례에서도 결혼식 비용, 예단비를 돌려줘라 또 신혼집 인테리어 비용도 돌려주라고 판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8개월 만에 파탄 된 경우, 또는 10개월 만에 파탄 된 경우에는 혼인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볼만큼 단기간은 아니라고 해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사연자는 한 달 만에 혼인이 파탄난 경우인데요. 예물, 결혼식 비용 모두 다 받을 수 있을까요?

△그간 판례를 기준으로 봤을 때 혼인 공동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만큼 단기간에 파탄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혼인파탄의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는 전제면, 지출된 결혼식 비용, 예물 비용 등 돌려받을 수 있을 거로 보입니다. 또한 아내의 유책이 인정된다면 당연히 위자료도 인정 되는데요. 혼인 기간이 1개월 정도로 짧다 보니까 위자료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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