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서 찜질, 매운탕으로 보양 ‘이열치열’…말복, 시원~하다!

김보경 기자 2024. 8.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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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는 말복이다.

비록 입추가 지났어도 더운 기운이 가시질 않는 가운데 열(熱)은 열로 상대한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남은 더위를 무찌르는 건 어떨까.

◆ "속이 시원하다!" 이열치열 음식=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 더위도 도망갈 '열기' 찾아=남들은 계곡이나 수영장 같은 시원한 곳으로 피서 간다지만 일부러 더운 곳을 찾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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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 말복 나기
낙지·소갈비 우려낸 ‘갈낙탕’
영양 풍부 민어로 기력 회복
닭발·고추짜장 매운맛 즐겨
솔향 가득 불가마서 땀 빼고
삼겹살 먹으며 개운함 만끽
강원 양양 설악불한증막 안에서 체험객들이 찜질을 즐기고 있다. 이곳은 양양산림조합에서 받은 소나무로 불을 땐다.

14일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이라는 말복이다. 비록 입추가 지났어도 더운 기운이 가시질 않는 가운데 열(熱)은 열로 상대한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남은 더위를 무찌르는 건 어떨까. 흔히 여름에는 오히려 체내가 냉해져 일부러 더운 음식으로 속을 보호한다고 한다. 매콤하거나 뜨거운 먹거리와 열기 가득한 즐길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민어 매운탕.

“속이 시원하다!” 이열치열 음식=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전남 영암 ‘갈낙탕’이 그런 음식이다. 영암군 학선면에 있는 ‘낙지 음식 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갈낙탕은 이름 그대로 ‘바다의 인삼’이라 부르는 낙지와 육지의 보양식 소갈비를 더한 탕이다. 부드러운 갈비의 육질과 낙지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전남 목포에선 여름철 생선 민어를 넣은 ‘민어매운탕’이 삼복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최고 보양식이다. 민어엔 단백질과 비타민 A·B, 불포화지방산, 칼륨 등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식감이 부드럽고 소화가 잘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신선한 민어에 무, 매운 고추, 대파,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고 팔팔 끓이면 된다.

전북 군산 ''고추짜장''.

이열치열 음식엔 매운맛이 빠질 수 없다. 전북 군산엔 청양고추를 듬뿍 올린 ‘고추짜장’이 줄 서서 먹는 이색 별미로 꼽힌다. 입 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화끈한 매운맛에 먹기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중독성 때문에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취향에 따라 고추짜장밥·고추짬뽕을 즐겨도 좋다.

대구 ‘동인동 찜갈비’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매운맛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갈비찜과 달리 양은 냄비에 소갈비를 담아 마늘과 고춧가루 양념을 듬뿍 넣고 졸이듯 요리하는 게 핵심이다. 갈비를 다 먹은 후 매운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건 놓칠 수 없는 별미다.

서울 중구 신당동 하면 ‘떡볶이’가 유명하지만 진정한 ‘매운 음식 고수’는 ‘매운 닭발’을 먹는다. 국물을 자작하게 끓여낸 닭발에 콩나물을 얹어 먹으면 매운 기운은 잦아들고 아삭한 식감과 풍미가 확 살아난다. 매운 닭발을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먹고 나면 한여름 더위는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경남 양산 통도참숯가마 입구에서 체험객들이 음료를 마시며 잠시 땀을 식히고 있다. 설악불한증막, 유튜브 채널 ‘가드니 GARDENY’ 영상 캡처

더위도 도망갈 ‘열기’ 찾아=남들은 계곡이나 수영장 같은 시원한 곳으로 피서 간다지만 일부러 더운 곳을 찾는 이들도 있다.

한증막은 겨울철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인기 있는 여행지다. 한증막에 들어가면 체온이 올라가고 혈액 순환도 원활해져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하기에도 제격이다.

강원 양양군 강현면에 있는 설악불한증막에선 소나무향 가득한 찜질을 할 수 있다. 이곳은 양양산림조합에서 소나무를 받아 가마 안에서 불을 때는 ‘재래식 한증막’으로 유명하다. 9.5m 높이의 가마 2기가 각각 고온과 저온으로 나뉘어 있어 골라 들어가면 된다. 땀을 빼고 밖으로 나오면 시원함은 물론이고 개운함까지 만끽할 수 있다.

웹툰작가 기안84가 찾아 유명해진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장흥참숯가마도 있다. 참숯으로 가마를 덥히는 이곳은 먹거리도 유명하다. 가마에 사용한 숯으로 직접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셀프 식당’이 특히 인기다. 화로에서 고구마나 감자도 구워 먹을 수 있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통도참숯가마는 전통 방식으로 참숯을 만들어 찜질하는 곳이다. 안이 뜨거우니 반드시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통도참숯가마 한편에서는 가마를 덥히는 숯불에 3초간 초벌한 ‘3초 삼겹살’도 맛볼 수 있다. 개운하게 찜질하고 맛있는 고기로 마무리하면 불볕더위가 무섭지 않다.

김보경·정성환 기자 bright@nongmin.com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유튜브 채널 ‘WMF Korea’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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