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혹독한 3000구, 이날을 위해서 그랬다… 이범호도 난감한 마당쇠 투지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비시즌 동안 공을 많이 던져보려고 합니다”
올해 1월 비활동기간 당시 만난 장현식(29·KIA)은 비시즌 목표로 되도록 많은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무조건으로 투구 연습량을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닌 시대. 게다가 지난해 56경기·51이닝 소화라는 적지 않은 업무량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의외의 말처럼 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장현식은 던지면서 감각을 찾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많이 던지면 그만큼 팔이 거기에 적응하기 때문에 시즌 중 많은 투구에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시즌 중 다시 만난 장현식은 “실제로 엄청 많이 던졌다. 3000개 정도, 그 이상 던진 것 같다. 지금 그게 많이 도움이 되고, 던지는 데 힘도 덜 들고 아프지도 않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자신의 목표대로 혹독하게 공을 던졌다. ‘이 느낌이다’라는 감이 올 때까지 던졌다. 어떤 날은 100개까지 던지기도 했다. 던질 수 있어야 팀을 위해 공헌할 수 있다는 게 장현식의 생각이었다. 그런 장현식의 준비는 날이 더운 여름 빛을 발하고 있다. 던져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다. 마치 이 시기를 기다린 것 같은 착각마저 준다.
장현식은 6일 광주 kt전에서 1⅔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하고 홀드를 챙겼다. 하루를 쉬고 8일 다시 kt전에 나가 2이닝 동안 26개의 공을 던졌다. 이범호 KIA 감독도 9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장현식의 투구 수가 많은 것은 인정했다. 연투는 아니지만, 그래도 9일 경기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를 책임지는 원포인트로 쓸 생각을 시사했다.
하지만 장현식은 9일 광주 삼성전에서 1⅓이닝을 던지며 도망가는 삼성의 발걸음을 붙잡았고, 결국 팀이 9회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범호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장현식의 이닝 수가 좀 많아서 조금 배려를 해 주고 좀 빼주려고도 한다. 그런데 본인은 ‘나는 이 정도의 공을 던지고 그다음 날 나가는 게 훨씬 더 컨디션이 좋다’라는 말을 자꾸 한다”면서 “감독 입장에서도 쉬어줘야 되는 건 알겠는데 본인은 이 상황에서 나가는 게 본인한테 체력 관리나 이런 면에서 훨씬 더 좋다라는 말을 자꾸 한다”고 쉽지 않은 결단임을 밝혔다. 선수의 의사를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운 게 또 감독이다.
장현식도 같은 말을 했다. 9일 경기에는 하루 정도 쉰다고 해도 누가 아무 말도 안 했을 텐데 등판을 자청했다. 그리고 아웃카운트 하나가 아닌 네 개를 잡았다. 장현식은 9일 경기가 끝난 뒤 “나는 많이 던지고 난 다음 날이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딱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9회 상황에 대해서는 “최대한 안 맞으려고 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장현식은 10일 현재 시즌 58경기에 나가 58⅔이닝을 던지며 4승3패12홀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이 아주 화려한 건 아니지만 장현식의 진짜 가치는 묵묵한 등판에서 나온다. 특히 팀 불펜이 어려웠을 때 고군분투한 것은 기록 이상의 가치로 인정받아야 한다. 정해영이 아파서 빠졌을 때, 전상현이나 최지민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 장현식은 꾸준하게 나갔다. 결과와 별개로 자신의 책임 이닝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묵묵하게 그 한도를 채워주곤 했다. 팀으로서는 굉장히 고마운 선수다.
겨울에 체력적으로 비축하고 또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킨 덕일까. 장현식은 7월 25일 이후 8경기에서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으며 힘을 내고 있다. KIA뿐만 아니라 리그의 모든 불펜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평균자책점이 녹아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장현식은 힘을 짜내며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장현식은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공헌하고 있다. 이제 동료들이 살아나 그간 고생한 장현식을 도와주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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