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하락분 절반 회복한 코스피…이번주 2600선 안착할까
"경기침체·美대선·AI 우려 계속돼 박스권…업종·종목 선택 중요"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에 폭락했던 코스피가 나흘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급락분의 절반가량 회복한 가운데 이번 주 2600선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미국 지표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면서도,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7포인트(p)(1.24%) 상승한 2588.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2603.08로 장을 시작했지만 결국 26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2일과 5일 이틀간 2777.68에서 2441.55로 336.13p(12.1%) 폭락했다. 5일에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경험하기도 했다.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으며 시장이 뒤흔들린 탓이다. 7월 실업률이 4.3%를 기록하며 '샴의 법칙'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커졌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기습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이 확대된 점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급격하게 위축됐던 투심은 주초가 지나며 다소 진정됐다. 과도한 낙폭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에 추후 발표된 지표들도 경기 둔화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촉발한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도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폭락장 이후 나흘간 189.25p(6.81%) 오르며 하락분의 절반을 겨우 회복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15.03% 하락한 뒤 6.03%를 되돌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2600선 안착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치를 2500에서 2620선으로 잡았다. 대신증권도 "코스피 2600선 돌파·안착 여부가 다음 주 시장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휘청일 가능성도 있다. 오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비롯해 이튿날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있고, 15일에는 소매판매·산업생산 등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5일 침체를 반영한 밸류에이션 지지력을 확인함에 따라 상방을 열어놔야겠지만, 당장 큰 욕심을 내기도 어렵다"며 "9월 FOMC 전까지 발표되는 경제지표마다 통화정책과 경기침체 사이에서 코스피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불확실성 완화 여부도 관심사다. 코스피 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을 보이면서 관련 불확실성 역시 계속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R의 공포'가 주식시장을 급락시키는 패닉셀의 재현 가능성은 작아졌다"며 "미국 경기 침체 여부는 수개월에 걸쳐 확인해야 하는 변수로 시장 방향성을 단기에 하락 방향으로 강하게 끌진 않을 것이지만, 그 외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려면 9~11월은 돼야 해서 이전 대비 레벨다운된 상황에서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주 메리츠금융지주(12일), 셀트리온(13일), 삼양식품(14일), 한국전력·SK바이오팜(15일), 삼성생명(16일) 등 한국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해당 기업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수보다는 업종 및 종목 선택이 중요한 시기"라며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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