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책방 주인 문재인, 과거 추천사 보냈던 책 중엔 안철수, 그리고 새누리당 의원 있었다는데 [대통령의 연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퇴임 후에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대통령입니다.
가장 활발하다는 평가를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은 한국 현대사의 안타까운 단면인데요.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들은 자의는 물론 타의적으로도 사회활동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이런 상대평가를 차치하고 절대적 기준으로 접근해도 사회적 메시지를 꽤나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편입니다. 여느 현역 정치인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죠.
문 전 대통령이 사회적 메시지를 내는 중요한 창구 중 하나가 평산책방입니다.
지난해 봄 문을 연 평산책방은 ‘마을의 사랑방, 쉼터’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책방 본연의 기능에 걸맞게 책을 추천하고 책방 주인의 추천사가 게시되는데요. 문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비행청소년 문제를 다룬 책을 소개하며 “섣불리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공감을 표해주는 것은 비행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 간에 필요한 일”이라 밝혔습니다.
이처럼 책을 추천하고 추천사를 올리는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사회현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비행청소년 문제는 물론 부동산·언론비평 등 첨예한 이슈를 다룬 책들도 등장합니다. 단순히 SNS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추천사를 적는 방식을 통해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죠.
물론 추천서적 목록에는 순수문학 작품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조국 대표와 이성윤 의원 등 여야 정쟁의 최전선에 서있는 이들의 서적을 추천한 적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추천서적 목록 중에 흥미로운 사례를 몇가지 소개하려는데요. 보수정당 정치인의 책을 소개한 경우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그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되며 강력한 대권후보로 떠올랐고, 당시 야권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안 원장이 책을 출간하며 정계에 데뷔하자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 뜻을 밝힌 모습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추천하는 글이지만 책 내용을 직접 언급한 대목은 없습니다.
대신 문 전 대통령은 “비록 제가 그분과 경쟁을 해야하지만 시대의 교체와 정권의 교체를 꼭 이뤄내야 한다는 뜻과 의지는 서로 한마음일 것”이라며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저와 안원장님이 서로 힘과 지혜를 합친다면 시대가 열망하고 국민 여러분이 갈망하는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많다”
조훈현, 한달뒤 새누리당 입당
문 전 대통령이 바둑에 깊은 애정을 지녀 이같은 추천사를 남겼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그는 대선후보 시절 바둑전문지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기원을 방문해 특강을 하는 등 바둑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내비쳤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문 전 대통령의 추천사가 올라오고 한달 뒤 조훈현 9단은 새누리당에 입당해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됩니다. 조훈현 9단은 문 전 대통령의 임기중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란 질문을 받고 “바둑 10훈에 ‘조이구승자 필다패(躁而求勝者 必多敗)’란 말이 있다”라며 “조급하게 이기려고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급하게 하지 말고 속도를 지키면서 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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