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고 더위 다가선 지구…불볕더위 언제까지 이어질까
"온실가스 배출량 안 줄이면 계속 온도 상승"
무더위 피해 '빈자' 우선…재생에너지 늘려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올해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가운데 불볕더위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한 대로 지구가 온난화 단계를 지나 '끓어오르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달아오른 지구가 쉽사리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예견된 기온 상승을 풀어나갈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8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은 지난해 7월에 이어 지구 역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월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다만 13개월 동안 이어진 기온 상승이 주춤한 것은 태평양 일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엘니뇨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다.
AP는 지구적 기온 상승 추세가 장기간 멈추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구는 기온 상승을 경험할 것으로 예견했다. 동시에 극심한 폭풍, 불볕더위를 비롯해 오랜 기간 지속하는 가뭄 등 기상현상 이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기온에 더해 바다 온도 상승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바다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기후 위기가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 위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수온이 크게 변하면 해양 동물 멸종이 촉발될 수 있고 강력한 허리케인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동북 해안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대보초) 일대 수온은 400년 만에 가장 높게 올라섰다. 해수 온도가 크게 상승한 탓에 세계는 역사상 최악의 산호 백화현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점차 바다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파리협정에서는 1850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가 1.5도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자고 약속했다. 세계적으로 이미 평균 기온이 1.2도 오른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기준선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기온은 산업화 이전 기준인 1850~1990년보다 1.48도 높았고, 최근 12개월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64도 상승했다.
기후 위기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지구상 가장 개발이 더딘 일부 국가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 이전에 당장 맞닥뜨린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냉방장치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냉방장치가 있더라도 에너지 사용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 국가, 국민은 무더위 속에서 생활이 일상화한 탓에 위험 속에 노출돼 있다는 평이다.
결국 기후 위기를 해결할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뿐이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태양열, 풍력, 수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전력 생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처방이다.
우려에 발맞춰 세계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는 전체 전력 생산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30%를 처음 달성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아울러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국제 사회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COP28 합의문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나아간 표현을 합의문 싣지 못한 점은 한계로 꼽힌다. 또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화석 연료로 향하는 막대한 자금을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쓰이도록 하는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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