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도구 전락 '해병대원 특검법'…김 여사 적시한 野, 맞불 놓는 與

구진욱 기자 2024. 8.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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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특검법'이 여야 간 정쟁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낸 이번 특검법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수사 대상으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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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구명 로비 의혹 김 여사 수사 대상 포함…국힘 "정쟁용 특검"
국힘, 한동훈 제안 '제3자 추천' 속도 조절 명분으로 활용 모양새
안철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이 가결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190인 중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2024.7.4/뉴스1 해병대원 특검법이 재적 300인, 재석 190인 중 찬성 189인, 반대 1인, 기권 0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오른쪽은 찬성을 누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2024.7.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해병대원 특검법'이 여야 간 정쟁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추가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쟁용'이라고 맞불을 놓으면서 동시에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안'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는 명분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영수 회담을 제안한 이튿날 대통령의 배우자를 수사 대상에 올린, 더욱 개악된 법안을 발의(했다)"며 "여전히 '정쟁'과 '공세'라는 정략을 놓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8일 논평을 통해 "어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쟁 휴전 선언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께서 민주당이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 한다. 이번이 세 번째"라며 "민주당은 국정 흔들기와 탄핵이라는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특검을 무한 반복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낸 이번 특검법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수사 대상으로 추가됐다. 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역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수사 범위를 넓혔다. 이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가 생겼다. 특검이 20일의 수사 준비기간에도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증거 수집 등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추가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수사 외압 사건만을 집중하는 것이 아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까지 비화되는 바로 이 지점이 '정쟁뿐인 특검'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민주당의 입장은 다르다. 해병대원 특검법이 정쟁으로 비화한 것은 국민의힘이 특검법 수용에 있어 전혀 양보가 없을뿐더러 한동훈 대표 역시 후보 시절 공언했던 '제3자 추천' 방식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명확히 내비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특검법에서 민주당은 특검 추천권은 더불어민주당 1명·비교섭단체 1명씩 갖는 것으로 했다. 한 대표 등이 제안한 '제3자 추천안'은 이번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특검법 발의 당일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8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특검법을 두고 첨예한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하며,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은 더욱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 한 의원은 뉴스1에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해병대원 특검법만은 지혜롭게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지도부에서 단계별 복안이 있다고 설명했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쓰는 형국인데 그거를 해결 안 하게 되면 결국 국민도 거대 야당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된다"고 토로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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