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부상·눈물의 세월 털어내고…태권도 이다빈, 값진 두 번째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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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발목이다.
결국 발목 혈관 쪽에 또 다른 문제가 발견돼 두 번째 수술을 한 이다빈은 아픈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다빈은 2019년에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모두 보유해 대망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올림픽 우승만 남겨놓을 정도로 일찍부터 독보적인 경력을 쌓았다.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2개 이상의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는 이다빈까지 총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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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태권도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발목이다.
발차기할 때 신체를 지탱하는 게 발목이다. 발로 상대를 타격할 때도 발목이 충격을 받는다. 그만큼 태권도 선수들의 고질적인 부상 부위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시청)도 발목을 다쳐 오랫동안 고생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이다빈은 대회를 앞두고 그해 초 발목에서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수술 직후 올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을 시작한 이다빈은 좌절했다. 발목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통증이 계속됐다. 발목이 계속 부어있었다.
결국 발목 혈관 쪽에 또 다른 문제가 발견돼 두 번째 수술을 한 이다빈은 아픈 상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재활에 매진한 탓에 훈련량이 부족했지만, 이다빈은 세계적 강호들과 잘 싸웠다.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게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
그러나 부상의 악령은 좀처럼 이다빈을 놓아주지 않았다.
이다빈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부상을 달고 뛰었다.
이때도 이다빈은 은메달을 땄다. 결승까지 승승장구했으나 개최국 중국의 저우쩌치를 넘지 못했다.
당시 이다빈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족부 부상이 야속했다.
이다빈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3일 정도 전부터 훈련을 할 수 있었다. 왼발은 아예 발차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털어놨다.
이다빈에게 지난해는 '눈물의 시기'였다.
지난해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다빈은 예상보다 이른 16강에서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이탈리아)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완패했다.
당시 이다빈은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려 주변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슬럼프와 부상이 쭉 이어지다가 작년 12월이 돼서야 겨우 웃을 수 있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이라는 새 목표가 생긴 이다빈은 다시 긍정적인 자세로 훈련을 시작했다. 다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이다빈의 최우선 목표였다.
그래서 이다빈은 무작정 태권도 훈련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휴식, 웨이트트레이닝, 기술 훈련의 비중을 미세하게 조정하며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렸다.
이다빈은 2019년에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모두 보유해 대망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올림픽 우승만 남겨놓을 정도로 일찍부터 독보적인 경력을 쌓았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펼쳐진 이다빈의 두 번째 도전은 동메달로 끝났다.
그랜드 슬램을 완성해줄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부상을 털어내고 세계 무대에서 또 한 번 시상대에 섰다. 도쿄 대회 은메달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2개 이상의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는 이다빈까지 총 4명이다.
먼저 여자 67㎏급 황경선이 2004 아테네 대회 동메달에 이어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에서 거푸 금메달을 땄다.
차동민은 남자 80㎏초과급에서 2008 베이징 대회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대훈도 2012 런던 대회 남자 58㎏급 은메달, 2016 리우 대회 68㎏급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들을 이어 나타난 네 번째 '멀티 메달리스트'가 이다빈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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