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요한 "송강호 선배님과 호흡? 마법 같은 순간 겪어"

모신정 기자 2024. 8. 1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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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변요한은 30대 후반의 끝자락인 올해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5월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흥행 성공시킨데 이어 지난 6월 공개한 디즈니+ '삼식이 삼촌'에서는 경제발전을 이뤄 국민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다는 꿈을 꾸는 청년 김산 역을 맡아 송강호와 환상적인 호흡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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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삼식이 삼촌'서 엘리트 청년 김산 열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변요한은 30대 후반의 끝자락인 올해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5월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흥행 성공시킨데 이어 지난 6월 공개한 디즈니+ '삼식이 삼촌'에서는 경제발전을 이뤄 국민들을 배불리 먹이고 싶다는 꿈을 꾸는 청년 김산 역을 맡아 송강호와 환상적인 호흡을 펼쳤다. 또한 오는 16일 첫 방송되는 MBC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는 진실을 쫓는 살인 전과자 고정우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변요한이 '삼식이 삼촌'에서 연기한 김산은 육사 출신에 올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경제관료의 길을 택한 엘리트 청년이다. 정권의 움직임이 혼란스러운 사이 그가 준비한 국가재건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지만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와 손을 잡고 새로운 원대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배우 변요한과의 인터뷰는 늘 적당한 긴장감과 진중함으로 채워지는 편이다. 지난 '유퀴즈' 출연에서 밝힌 잠을 거의 자지 않고 연기 연습을 한 드라마 '미생' 출연 당시 에피소드에서 느껴지듯 변요한은 매사 진중하고 농담도 쉽게 펼쳐놓지 않는 유형의 배우다. '삼식이 삼촌'의 모든 회차 공개가 끝나고 이뤄진 이날의 인터뷰에서 그는 송강호와 삼식이 삼촌을 향한 그리움과 존경,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송강호와 마지막 촬영신을 회상할 때는 눈물마저 잠시 글썽일 정도였다. 애정으로 꽉 찬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작품들을 펼쳐 보여줄지 기대감이 크다. 

- 출연 이유는 무조건 송강호와 협업이었겠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 설명을 할 때 원톱 영화, 투톱 드라마라고 하지 않나. 하지만 우리 작품은 모든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했던 작품이고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신 감독님도 그렇게 쓰셨다. 1960년대는 낭만의 시대이고 격변의 시기였는데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셨다. 그 시대가 없다면 만들어 질 수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포커스는 모두가 고민도 함께 했고 부담도 함께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 송강호와 함께 연기해보니 어땠나. 

▶ 송강호 선배님을 정말 존경하고 애정했다. 너무 큰 산이셨다. 이런 부분들이야 예전부터 인지했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감동한 순간이 많았다. 송강호 선배님은 현장을 신성시하시더라. 현장에서의 태도가 남다르셨다. 왜 30년 넘도록 톱배우이신가 이유를 찾았다. 모든 배우들 혹은 스태프와 현장에서 눈 껌벅거리고 있는 저 같은 놈도 격려와 위로를 해주셨다. 촬영 끝나고 식사 시간에도 삼식이 삼촌이셨다. 김산이 삼식이 삼촌을 의심하는 순간도 있지만 촬영하며 그에게는 삼촌이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도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엔딩 찍을 때(극중 삼식이 삼촌이) 돌아가신 후였는데 정말 보고싶고 생각나더라. 

- 배우들간의 앙상블도 중요하지만 김산의 변화도 중요했다. 어떻게 목표하고 나아갔나. 

▶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신연식 감독님의 글에 답이 있었다. 인간의 사서로운 감정들, 인간 개인이 가진 디테일한 생각이나 감정은 모든 사람이 만든 역사 앞에서는 별것이 아니었다는 걸 배울 수 있었다. 보통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기 쉬운데 내가 가진 고민이나 딜레마들은 상대 배우를 만나니 다 풀렸다. 상대 배우의 눈을 마주 봤을 때 그들도 저와 똑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더라. 그것이 전환점이 됐다. 그러면서 계속 빌드업하며 김산을 만들어 갔다.  

- 삼식이 삼촌과 김산, 강성민 3인의 대화 장면은 드라마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탄생됐다. 소감이 궁금하다. 

▶ 정말 치열하게 촬영한 장면이다. 찍고 나니 울컥하더라. 그 비슷한 공기만 맡아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두 테이크만에 촬영이 끝났다. 촬영을 시작하기전부터 울고 있었다. 아마 강호 선배님도 울고 계셨을 거다. 그런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정말 마법같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 젊은 배우로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연기하시면서 용기 있게 딜레마글 극복하며 나아갔던 송강호 선배님 덕분이 아닌가 싶다. 정말 많이 배웠고 저도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 피자 대사가 나오는 연설 장면 압도적이더라. 대사가 A4용지 3장 반이 넘었다던데. 

▶ 대본을 받는 순간 내가 이런 역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결국 모든 답과 제가 숨을 쉬어야 할 곳은 현장이더라. 대사를 열심히 달달 외우고 고민하고 작은 몸짓이나 표현 하나까지 만들어서 나갔지만 결국 박지욱 의원(추상록), 주인태 의원(오광록),  선우석 의원(김종구) 등 그날 현장에서 연설을 들으며 앉아 계셨던 분들의 눈빛이 제 연설을 만들어주셨다. 바라봐주고 들어주시는 귀가 있기에 연설이 완성된다는 걸 그날 깨달았다. 연결도 다 틀리고 막 대사를 말했던 것 같다. 

- 삼식이 삼촌이 김산에 대해 시루떡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대사가 나온다. 어떻게 해석을 하면서 연기했나. 

▶ 시루떡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이번 작품에서 처음 들어봤다. 너무 아름다운 표현 아닌가. 그런 사람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되고 싶다. 이번 작품에는 제가 좋아하는 주옥 같은 대사들이 많다. '파도가 어디로 칠지, 바람이 어디로 불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그냥 망망대해에 서있는 거지'라는 내용이 있다. 취조실에 앉아서 위협을 받는 김산의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한 대사였다. 저 또한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잘 서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런 마음들이 시청자들께 잘 전달되면 좋겠다. 또 시루떡이 찐득찐득하다고 표현되어 있었다. 그 대사를 할 때 마치 어린 아기처럼 삼식이 삼촌에게 말하고 싶었다. 멋있게 대사를 할 수도 있고 눈물을 한두 방울 뚝 하고 흘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기술을 쓰고 싶지 않았다. 그 장면에서는 내추럴 변요한이었다. 마음을 다 비우고 연기했다. 김산은 삼식이 삼촌을 아빠처럼 느꼈던 것 같다. 산이 진짜 아빠를 느끼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 오랜 여친 주여진(진기주)을 버리고 결국 레이첼 정(티파니)을 택하는 모습이 의외던데. 김산 감정의 변환점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 신연식 감독님과 많은 토론을 했다. 김산의 변환점이 이때 제대로 발현된다. 현장에서 고민한 것은 주여진과 례이첼 정 사이에서의 김산의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상황에 따라 관계 또한 변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 진기주와의 호흡은 어땠나. 

▶ 진기주는 조용한 힘이 있는 배우다. 연기할 때 눈빛의 스위치가 켜지면서 변화하는데 정말 강력하더라. 밀도 있는 강력한 힘과 과묵함에서 나오는 임팩트가 있다. 세련된 연기라는 표현보다는 진솔하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정말 진국인 사람이고 삶에서 묻어나오는 연기를 한다. 파트너로서 너무 감사하다. 

- 레이첼 정과는 러브라인도 등장한다. 티파니와 함께한 소감도 궁금하다. 

▶ 레이첼과 애정신에서 김산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드려야 했다. 드라마 결에 있어서 좀 튄다는 평도 들었지만 그 부분은 신연식 감독님께서 잘 답해주실 것 같다. 김산의 변화와 결심을 압축시키고 빠르게 전개 시킬수 있는 방법은 그 방법밖에 없었다. 키스신에서는 산이 야망의 키스를 했다. 좀 더 세부적인 것은 감독님이 말씀 주실 거다. 티파니가 제 영어 선생님과 다름 없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티파니는 영어 실력을 넘어 내구성이 정말 좋은 배우다. 소녀시대를 오래 하지 않았나. 연기 할 때 레이첼 정을 선보일 떄 이질감이 없더라. 적응도 빠르고 카메라 안에서 늘 준비돼 있었다. 현장에서도 계속 움직이고 뛰어다녔다.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다. 

- 김산이 국가 재건부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구체적 목표가 잘 와닿았나? 김산 캐릭터를 어떻게 설계했나. 

▶ 김산과 실제 변요한과 닮은 점이 없다면 거짓말 아닐까. 분명 저로부터 출발했다. 산이 올브라이트 장학생 출신이라는 것과 제가 한예종 장학생이었다는 것도 비슷하다.(웃음) 너무 다르기도 하지만 꿈과 야망을 지난 사내라는 점에서도 또 비슷하다. 다만 김산은 시대적 배경이나 인물의 관계 설정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됐다. 

- 배우 변요한의 꿈과 야망은 뭔가. 

▶ 한작품 한작품씩 몸과 마음을 사리지 않고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빨리 소화하고 또 새로운 선택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 우리 직업이다. 하지만 소비되더라도 한계점에 부딪혀도 잘 뛰어넘고 몸과 마음을 사리지 않고 차근차근 발전해 나가는 것이 꿈이다. 

- 신연식 감독 작품에 첫 출연했다. 함께 한 소감은. 

▶ 신연식 감독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그분의 글이 기다려진다. 너무 존경하고 사랑한다. 우리 팀의 팀워크와 현장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최고였다. 책을 봤을 때 정말 그 시기를 살다 오신 분 같았다. 표현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제가 생생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함부로 발 담그면 안될 것 같은 아름다움도 있었다. 책을 보면 김산이 보였다. 김산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표현할지 답이 다 나와 있었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쓰시는 분이다. 인간적으로도 낭만적인 분이었다. 

- 매번 연기할 때 모든 걸 쏟아내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연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없나. 내려놓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데. 

▶ 어쩌면 즐기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계속 뱉음으로서 제 감정을 다 소비하고 싶다. 그게 아니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예전에는 연기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제 안에 꽉 채울려고 했는데 이제는 약하고 빈약한 감정까지도 다 쏟아내고 싶어. 그걸 못꺼내면 배우를 그만 둬야하지 않을까. 지금은 물리적으로 굉장히 건강한 상태이다. 제 마음 속에 초록색이 있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근래에 작품을 할 때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 편이다. 잠도 잘 잔다. 다만 인터뷰를 앞두면 잠도 못자고 밥도 잘 못먹는다. 제 출연작들을 다 기억해내서 자세히 말씀드리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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