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31 못 넘은 우상혁, 메달권 진입 무산[파리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남자 결승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렸다. 한국 우상혁이 2.27m 2차 시기에 성공하고 있다. 2024.8.10/ 생드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JI

한국 육상에 트랙·필드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이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우상혁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남자 결선에서 2m27을 기록, 12명 중 7위로 경기를 마쳤다.

2m17을 가볍게 넘으며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 우상혁은 두 번째 높이인 2m22까지 가뿐하게 넘었다. 예선 때와 마찬가지로 2m27을 두 번 만에 넘은 그는 이 대회에서 도전한 최고 높이인 2m31을 넘지 못했다.

우상혁은 마지막 3차 시기 바를 떨어트린 뒤 얼굴을 감싸쥔 채 잠시 동안 매트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기운을 차리고 일어난 뒤 애써 미소를 지어보미여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를 두들겼다.

매트에서 내려온 뒤론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우상혁은 2020 도쿄 대회에서 한국 육상 사상 두 번째로 트랙·필드 종목 결선에 올라 기존 한국 기록을 경신(2m35)하며 4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세계 레벨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3년 뒤를 희망으로 물들였다.

또한, 비인기 종목인 높이뛰기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팬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올림피언 우상혁에게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는 도쿄 대회를 기점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날아올랐다. 올림픽 이후 6개월 만에 2m36을 넘어 한국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우더니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과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높이 날아오르는 장면만을 꿈꾸며 지난 3년을 보냈다. 마치 스님처럼 머리카락을 바짝 깎고 오직 1cm만 더 높이 뛴다는 일념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가볍게 날아오르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다이어트를 해왔다.

앞서 예선에서 2m27을 가볍게 넘고 공동 3위로 결선에 진출하며 기대감을 키운 우상혁은 “더 높이 뛰어야 하는 파이널이 남았다”며 “꼭 시상대에 올라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우상혁은 결선에서 올해 최고 기록인 2m33보다 낮은 2m31을 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