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첫선, 조별예선에서 물러난 홍텐···“올림픽, 역시 긴장되네요”
한국 최고의 비보이 김홍열(40·비보이네임 홍텐)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나가 조별예선에서 물러났다.
김홍열은 10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보이부 조별리그에서 라운드 점수 2에 그쳐 조 3위에 머물면서 각 조 상위 2명이 나가는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조별예선은 16명이 출전해 4명씩 4개 조로 나눠 서로 한 번씩 2라운드씩 1대1 배틀을 붙는다. 9개국 출신으로 구성된 심판진이 기술력, 다양성, 독창성, 수행력 음악성까지 5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겨 종합 점수가 높은 쪽에게 심판이 투표하고, 더 많은 표를 받은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라운드 점수가 1-1로 같으면 두 라운드에서 얻은 총 투표수로 승패를 가른다. 각 조 2위까지가 8강 토너먼트에 출전한다.
C조에 배정된 김홍열은 레이라우 데미러(비보이네임 LEE·네덜란드)와 첫 경기에서 0-2(2-7 3-6)으로 졌다. 이어 가에탈 알린(비보이네임 Lagaet·프랑스)와 1-1(7-2 4-5), 마지막 제프리 루이스(비보이네임 Jeffro·미국)와 대결에서 1-1(3-6 8-1)을 기록했다.
1·2차전을 합쳐 1개 라운드밖에 승리하지 못한 김홍열은 8강에 오르기 위해 세번째 경기에서 루이스를 상대로 라운드 2개를 다 잡아야 했지만 공중을 휘젓는 고난도 동작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루이스에게 1라운드를 내주면서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사라졌다. 그러나 김홍열은 2라운드까지 신나게 최선을 다해 동작을 이어갔고 상대를 미소짓게 만들면서 8-1로 라운드를 가져갔다.
1984년생인 김홍열은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로 여겨지는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2회(2006·2013년)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의 챔피언이며 2차례나 우승한 것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16세인 2001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비보이로서 자리를 확대해나간 김홍열은 23년째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해 브레이킹계의 레전드로 꼽힌다. 이번 대회 최고령 선수로 출전해 20대 어린 비보이들과 경쟁하면서 흥겹게 미소를 잃지 않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끝까지 경기했다.
브레이킹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한 김홍열은 경기 뒤 “역시 아쉽다. 조금이라도, 8강까지는 갔으면 좋겠다 했는데 안 돼서 아쉽다. 역시 긴장이 결국은 된다. 다른 대회 때는 워낙 긴장을 안 하고 해서 이번에도 그런 컨디션을 기대했는데 역시 올림픽이 다른 것 같다. 무대도 멋지고 배경도 그렇고 해서 긴장한 것 같다”며 “그래도 홀가분 하다. 1년 넘게 계속 열심히 노력해서 달려왔는데, 이제 끝났으니 자유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참아왔던 맛있는 것 좀 먹고 휴가를 가고 싶다. 이제 후배들이 좀 더 노력해서 다음에 복수해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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