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탁구, 16년 만에 여자단체 동메달…중국 금메달 5개 싹쓸이(종합2보)
한국탁구, 혼복까지 동메달 2개로 대회 마감…2012년 런던 이후 최고 성적
중국, 일본 꺾고 우승…혼합복식 도입 뒤 첫 전 종목 석권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여자탁구가 16년 만의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에 입맞춤했다.
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로 팀을 꾸린 한국은 10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위 결정전에서 독일을 3-0으로 제압, 동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탁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이 종목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단체전과 여자 단식을 통틀어서도 한국 탁구에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다.
앞서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신유빈은 두 번째 동메달을 추가하며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에서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김택수(대한탁구협회 부회장)가 남자 단식 동메달과 남자 복식 동메달,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가 여자 단식 동메달과 여자 복식 동메달을 수확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여자 단식까지 3개 종목에 모두 출전한 신유빈은 대회 개막 첫날부터 폐막 전날까지 거의 매일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 끝에 값진 성과를 냈다. 15일 동안 14경기를 소화했다.
2011년에 중국에서 귀화해 국내 에이스로 군림해왔으나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던 전지희는 3번째 올림픽 도전에서 생애 첫 메달을 수확했다.
역시 2011년에 중국에서 귀화한 이은혜는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다.
여자 대표팀은 2021년 도쿄 대회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독일에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전지희, 신유빈이 대표팀에 있었다.
한국 탁구는 동메달 2개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 단체전 은메달 1개를 따냈던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최고 성적이다.
한국과 독일 모두 변화 없이 기존 복식조를 내보내며 정면충돌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조' 신유빈-전지희 조는 '중국계 듀오' 완위안-산샤오나 조를 상대로 첫 두 게임은 수월하게 가져왔지만 이후 두 게임에선 핌플러버를 쓰는 산샤오나의 까다로운 구질에 고전했고, 승부는 5게임으로 치달았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은 전지희의 날카로운 포핸드와 상대 범실로 11점을 먼저 채운 한국의 3-2(11-6 11-8 8-11 10-12 11-8) 승리로 끝났다.
여자 대표팀에서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던 이은혜(44위)가 2단식에서 독일의 18세 신예 카우프만(100위)을 3-0(11-8 11-9 11-2)으로 돌려세우면서 한국은 동메달 고지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카우프만은 부상을 당한 베테랑 한잉 대신 갑작스럽게 독일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예상 밖으로 좋은 기량을 과시하며 '단식 에이스'로 활약한 기대주다.
하지만 유럽 선수에게 부족함이 없는 파워를 장착한 데다 경기 운영 능력에서 앞서는 이은혜에겐 역부족이었다.
3단식은 31세 전지희(15위), 41세 산샤오나(40위) 두 베테랑 간의 대결이었다.
전지희는 흐름을 거의 내주지 않으며 경기를 끌고 갔다.
산샤오나와의 랭킹 격차(25계단)를 올림픽 테이블 위에서 한 구 한 구 차분하게 설명해 보였고, 3-0(11-6 11-6 11-6) 완승으로 한국의 승리를 매조졌다.
전지희는 불끈 쥔 두 주먹을 치켜들며 생애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기쁨을 발산했다. 이어 세 선수와 오광헌 대표팀 감독이 얼싸안고 서로의 등을 두드려줬다.
이어진 결승전에선 중국이 일본을 3-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첫 탁구 금메달 5개 '싹쓸이'의 대업을 완성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왕추친-쑨잉사 조가 혼성 단체전, 이달 3일 천멍이 여자 단식, 4일 판전둥이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이어 9일과 이날 차례로 열린 남녀 단체전에서도 시상대 정상을 점령했다.
중국은 단체전 남녀 동반 5연패를 이뤄냈다. 단체전이 베이징 대회에서 도입된 이래 한 번도 이 종목 금메달을 빼앗기지 않았다.
중국은 혼합복식이 도입돼 탁구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첫 대회였던 도쿄 대회에서는 혼합복식 금메달을 일본에 내준 바 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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