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맞은 아이들 그리고 부모의 여행부심 불러일으킬 ‘두 권’ [여책저책]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한창입니다. 요새 아이들은 방학을 사전적 의미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죠. 방학(放學)은 해오던 학업을 잠시 쉬고 심신을 재정비하기 위해 장기간 쉬는 것을 뜻하지만 이대로 따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여유를 내 콧바람 쐬는 일은 필요합니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면 탈이 나기 마련일 테니 말이죠.
또 아무리 이제 그만 간다, 별로다 해도 독보적인 매력을 뽐내는 곳 하면 제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2년 전 출간해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아이랑 제주여행’의 최신 개정판이 서점가에 등장했습니다. 여행플러스는 방학을 맞은 가족들에게 이 두 권의 가족 여행 책을 살뜰히 소개합니다.
정승민 | 민음사 세미콜론
저자 정승민은 ‘베스트 프렌드’라 부르는 일곱 살 난 외동딸 리사와 부츠 모양으로 생긴 이탈리아의 지도 끝 풀리아, 그중에서도 모노폴리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에서 로마까지 13시간 비행, 다빈치 공항에 도착해서도 차로 5시간, 집 떠난 지 27시간 만에 도착한 아름다운 풍경 앞에 부녀(父女)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먹고, 마시고, 수영하는 일뿐이었다. 아침이면 아빠는 커피를, 딸은 흰 우유를 마시고, 언제든 물에 들어갈 수 있는 차림으로 골목을 걷다가 아름다운 해변이 나타나면 신나게 수영하고, 그러다 배가 고프면 육지로 올라와 스파게티를 먹고, 다시 바다에 뛰어들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열흘간의 짧지만 알찬 여정을 책 속에 꼭꼭 눌러 담았다.
아내 장윤주는 “리사와 단둘이 여행을 가겠다고, 그것도 처음 들어본 이탈리아 어디라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섰다”며 “하지만 ‘길을 잃기로 마음먹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여행 스타일을 믿었고, 리사도 그런 여행의 기쁨을 누리며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곳이다. 리사와 함께 여행할 곳은. 더불어 내 마음속의 이탈리아는 언제나 여름이 아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탈리아의 겨울 풍경을 그려본 적이 없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뜨거운 햇빛과 그 색을 빈틈없이 담아내는 도시. 내가 알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런 여름의 장면으로 가득했다. 넉넉한 리넨 셔츠의 단추를 두어 개쯤 풀어헤치고 제법 손때가 묻은 파나마모자를 머리 위에 얹고서 강렬한 태양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 시원한 바다와 이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모습. 게다가 사람들의 섬세한 매너와 다정함은 늘 아름다운 여름의 이탈리아를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것도 이탈리아의 큰 도시가 아닌, 바닷가에 위치한 작은 도시여야 했다.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만 같은 그곳에는 햇빛을 머금은 바위들이 황금색으로 빛났고, 높지 않은 바위 절벽 사이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녹청색의 바다 풀장이 무수히 많이 있었다. 푸른 하늘을 품은 맑고 투명한 물 아래로 오색 물고기와 산호초들이 그대로 들여다보였다. 우리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장소였다. 길을 잃기로 마음먹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이미 출발할 때부터 수영복 차림을 하고 있던 우리는 가방을 내려둔 채 곧바로 물에 뛰어들었다. 바닷물은 뜨거운 해풍을 식혀줄 만큼 시원했고,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로만 잔잔히 출렁이는 파도는 리사와 함께 즐기기에 충분히 좋았다.
송인희 | 디스커버리 미디어
저자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더 행복할까’ ‘무슨 콘텐츠를 실어야 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질까’ 등을 고민하다 ‘맞춤 테마 여행 12’를 정했다. 물놀이 명소, 과일 따기 체험, 동물 먹이 주기, 승마 체험, 소풍 명소, 돌고래 구경, 박물관과 미술관 체험, 원데이 클래스, 어린이 도서관 탐방 등이 그것이다.
아이의 성향과 선호도, 부모의 취향과 관심 분야 등을 고려해 12가지 맞춤 여행을 제안한다. 예컨대, 딸기·블루베리·바나나·감귤 등 봄부터 가을까지 과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 18곳을 으로 안내하는 식이다. 이런 12가지 테마를 적게는 3곳, 많게는 체험 여행지 18곳으로 엄선했다.
부모들에게 호평받았던 지역별·타입별 키즈 프렌들리 숙소 정보도 빠트리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가면 더 좋은 곳만 알뜰살뜰 챙겨 모았다. 없는 게 없는 호캉스 호텔, 입소문이 자자한 가성비 호텔과 리조트, 아이가 더 좋아하는 키즈 펜션, 대가족이 머물기 좋은 숙소, 만족도가 높은 펜션과 민박, 숲속의 힐링 숙소 자연휴양림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지역별로 다 모았다.
※ ‘여책저책’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세상의 모든 ‘여행 책’을 한데 모아 소개하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출판사도 좋고, 개별 여행자의 책도 환영합니다. 여행 가이드북부터 여행 에세이나 포토북까지 어느 주제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알리고 싶다면 ‘여책저책’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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