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등반을 마음껏 하고 싶었어요”…LA에선 ‘완등’ 꿈꾸는 서채현[파리올림픽]
2003년생 서채현(21·서울시청, 노스페이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암벽에 오르며 ‘클라이밍 신동’으로 불렸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소개되기도 했던 어린이는 2019년 국제산악연맹(IFSC) 월드컵 시리즈를 통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으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서채현은 10일(현지시간) 후회 없는 등반을 마치고 후련하게 웃었다.
서채현은 이날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이 대회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볼더링+리드) 여자 결선에서 합계 105.0점을 얻어 8명 중 6위에 올랐다. 먼저 진행된 볼더링 종목에서 28.9점(100점 만점)을 받아 꼴찌로 처졌지만, 주종목 리드에서 상위 네 번째로 높은 76.1점을 얻어 순위를 끌어올렸다. 3년 전 도쿄에서 8위를 했던 서채현은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이전보다 나은 성적으로 두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서채현은 “볼더링에서 제가 잘하는 부분을 놓친 것 같아 아쉽지만, 그보다 후련한 마음이 크다”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정해진 시간 안에 통과해야 하는 경기로, 서채현이 어려워하는 종목이다. 이날도 볼더링에서 고전했지만, 유독 까다로웠던 네 번째 문제에선 8명 중 가장 높은 9.8점을 받았다. 그는 “4번 문제는 보면서 ‘내 거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자신 있게 도전했다”며 “생각보다 할 수 있다는 걸 느껴서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채현은 15m 높이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잡고 6분 이내 가장 높이 올라야 하는 리드에선 평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리드에서 100점을 맞으면 뒤집을 수 있단 말도 들었다”면서도 “사실 뒤집겠다는 생각보단 제 등반을 마음껏 해보고 싶었다. 등반에 후회를 남기지 않아 기쁘다”고 전했다. 도쿄 대회보다 두 계단 순위를 올린 서채현은 2028 LA 올림픽에선 메달을 노린다. LA에선 볼더링과 리드가 개별 종목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서채현의 메달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서채현은 4년 뒤 클라이밍 선수들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대 중반이 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슬로베니아의 야냐 간브레트도 25세다. 서채현은 “이번엔 두 계단 끌어올렸으니까 다음 올림픽 땐 꼭 메달을 따고 싶다”며 “만약 리드가 분리되면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고 집에 가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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