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맛집 `1파운드 갈매기 보험` 추진

어족자원 감소에 사람 음식 노려
가게 사장 "음식 무료 교체 부담"

음식 '줍줍'하는 갈매기들. [EPA=연합뉴스]

영국 항구 도시의 한 토스트 맛집이 손님들의 음식을 강탈하는 갈매기들로 인해 고민하다가 손님들에게 '갈매기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치즈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라그(39)씨는 갈매기 보험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갈매기 도둑이 기승을 부리자 1파운드(약 1700원)짜리 보험을 들려는 것이다.

갈매기들이 손님들의 토스트를 낚아채 가는 일이 비일비재해져 피해자들에게 토스트를 무료로 다시 제공하는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게 라그씨의 설명이다.

라그 씨는 "어떤 날은 토스트 10개를 손님들에게 교체해 주기도 했다"며 "10년 동안 사업을 해 왔지만 올해 여름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해역의 어족 자원이 감소하면서 갈매기들이 점점 더 사람들의 음식을 노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라그 씨는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토스트를 들어 올리는 순간 갈매기들이 급강하해 공격한다"며 "정말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라그 씨는 갈매기들을 쫓기 위해 맹금류 소리를 틀어보기도 하고, 아마존에서 연을 구입해 설치하기도 했으나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고민 끝에 라그 씨는 6.75파운드(약 1만2000원)의 토스트 값에 1파운드의 보험비를 추가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주문 시 1파운드를 더 낸 손님이 갈매기에게 토스트를 빼앗기면 무료로 토스트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라그 씨는 "만약 보험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지역 축구 클럽이나 자선 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